[지방 공기업 재정] ㊤ 지방재정 압박하는 지방직영기업···만성 적자 구조 고착화

김민준 기자 / 2026-06-13 18:59:15
2024회계연도 지방공기업 부채 증가율 6.6%···중앙 공공기관 증가 속도 추월
상·하수도 원가보상 한계···최근 4년간 손실보전에 세금 3조6000억 투입
6개 도시철도공사 연간 적자 1조2000억 돌파···무임승차 손실 비중 매출액의 24.3% 
최근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와 주거 안정 정책 수행으로 공공부문의 자산과 부채 규모가 동시에 팽창하는 가운데 지방공기업의 재무건전성 악화가 지방 재정으로 전이될 위험이 고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러스트=AI)

[예결신문=김민준 기자] 최근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와 주거 안정 정책 수행으로 공공부문의 자산과 부채 규모가 동시에 팽창하는 가운데 지방공기업의 재무건전성 악화가 지방 재정으로 전이될 위험이 고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회예산정책처 '지방공기업 재무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4회계연도 기준 대한민국 전체 공공부문(중앙 공공기관 및 지방공기업)의 자산은 1399조원, 부채는 81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자산과 부채의 절대적 비중은 대규모 국책 사업을 수행하는 중앙 공공기관에 집중돼 있으나 재무지표의 악화 속도는 지방공기업이 중앙을 앞지르고 있어 선제적 리스크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 공공기관 부채비율 감소 속 지방공기업은 상승세
2024회계연도 공공부문 재무 현황을 보면 중앙과 지방의 건전성 지표가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중앙 공공기관의 부채비율은 자산 증가와 한국전력공사 등 주요 공기업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전년 대비 2.3%포인트 하락한 180.6%를 기록하며 안정화 양상을 보였다.

반면 지방공기업의 부채비율은 37.8%에서 39.3%로 1.5%포인트 상승했다. 자산 확충 속도에 비해 부채 증가가 더 빠르게 진행된 결과다. 특히 부채의 절대적 증가율을 보면 중앙 공공기관이 전년 대비 4.5% 증가한 반면, 지방공기업은 6.6% 증가해 지방의 부채 팽창 속도가 더 가파른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방공기업은 중앙 공공기관에 비해 사업 규모와 수익 기반이 취약하며 전체 공공부문 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낮은 편"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지방공기업의 부채 증가율과 부채비율은 중앙 공공기관보다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는 지방공기업의 재무 악화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부담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공공서비스 직영기업, 고질적 적자와 높은 재정 의존도
지방직영기업의 주축을 이루는 상·하수도 사업은 요금 규제와 비용 구조의 한계로 인해 대규모 적자가 만성화됐다. 2024년 전국 122개 상수도 지방공기업의 당기손익은 4902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2021년 이후 매년 4000억원대 손실이 이어졌다.

급수 요금이 총괄원가에 미달하면서 최근 4년간 원가보상률은 77.4%에서 78.8% 수준에 그쳤다. 전국 평균 요금현실화율은 74.5%이나 지역 간 격차가 심각해 최상위인 광명시상수도(106.0%)와 최하위인 의성군상수도(18.4%)의 격차는 87.6%포인트에 달했다. 

출처: 행정안전부 및 클린아이 지방공공기관 통합공시 시스템 자료 기반 국회예산정책처 결산 재구성

하수도 사업의 수익 구조는 더욱 취약하다. 전국 104개 하수도 지방공기업의 2024년 당기순손익은 1조8236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4년간 원가보상률은 48.2%에서 49.5% 수준으로 총괄원가의 절반도 회수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평균 요금현실화율 역시 47.5%에 불과하며 최하위인 금산군하수도는 2.7%를 기록해 요금 수입만으로는 시설 운영비조차 충당하기 불가능한 구조다. 이러한 만성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최근 4년간 상수도에 6094억원, 하수도에 3조430억원의 정부 및 지자체 재정 지원액이 투입됐다. 

도시철도공사 무임손실 부담과 지자체 재정 자립도 한계
지방공사 형태로 운영되는 전국 6개 도시철도공사 역시 2024년 1조2453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매년 1조원 이상의 적자 구조가 고착됐다. 운임 수입만으로 인건비, 유지보수비, 감가상각비 등 거대한 고정비를 충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교통약자 무임승차에 따른 잠재적 운임수입 감소분이 2024년 기준 7228억원에 달해 전체 매출액(2조9780억원)의 24.3%를 차지했다.

부산교통공사의 경우 무임승차 손실 비중이 매출액 대비 55.1%를 기록해 수익 구조가 가장 취약했다. 대구(33.0%)와 광주(29.3%) 역시 정책적 비용 부담이 무거웠다. 이로 인해 도시철도공사의 부채비율은 2021년 40.9%에서 2024년 51.2%로 지속 상승했다. 

문제는 이 같은 도시철도 운영 손실 보전이 설립 지자체의 재정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4년 전체 재정지원액 1조7718억원 중 지자체 지원이 1조5854억 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 반면 국가지원은 1551억원에 그쳤다. 서울(65.8%)을 제외한 광주(35.9%), 대전(40.0%) 등 손실 지자체의 낮은 재정자립도는 향후 공공교통 서비스 유지 능력의 격차를 심화시킬 요인으로 꼽힌다.

예결신문 / 김민준 기자 livek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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