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덕유산리조트, 잇단 시설관리 부실 논란···재정난에 인력 충원은 ‘먼 꿈’

신세린 기자 / 2025-01-17 15:23:46
부영그룹이 운영하는 무주 덕유산리조트가 연일 곤돌라 등 시설 고장으로 원성을 사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일 공중에서 멈춘 곤돌라 모습. (사진=YTN 캡처)

부영그룹이 운영하는 무주 덕유산리조트가 연일 곤돌라 등 시설 고장으로 원성을 사고 있다. 고객 안전과 직결된 시설인 만큼 각별한 관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일각에서는 수년간 누적된 경영난이 이 같은 관리부실을 초래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무주리조트 곤돌라 고장 사고는 올해 들어 벌써 두 번째다.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9일에는 전력 과부하로 인해 곤돌라가 멈춰 서며 300여명의 이용객이 영하 16도의 날씨에 약 40분간 공포에 떨어야 했다. 그중 한명은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당시 해당 곤돌라를 탑승했다는 A씨는 "갑자기 곤돌라가 멈춰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며 "공중에 매달려 공포에 떠는데 안내방송도 아예 없었다. 강추위에 계곡 사이에 떠 있으니 춥위와 공포감에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라고 비난했다. 그는 "방송 시설이 없는 곤도라는 이곳이 전국에서 유일할 것"이라고도 했다.​

사고 후 엿새만인 15일에는 곤돌라 승강장 하차 장치 이상으로 20여분간 또다시 운행이 중단됐다. 하지만 곤돌라 내부에 방송 장비가 없어 승객들은 영문도 모른 채 불안감에 떨었다. 이날 사고 원인은 조사 결과 전력선 과부하와 비상원동기 가동 지연 때문으로 밝혀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무주리조트 곤돌라와 리프는 과거부터 잦은 고장으로 주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2015년에는 한달간 세차례나 곤돌라 고장을 일으켰으며 2019년 1월에는 리프트 고장으로 승객 34명이 1시간이나 공중에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같은달 29일 또다시 리프트가 고장을 일으켜 동일한 상황을 겪어야 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20일에는 사측의 도를 넘은 안전불감증 사례가 알려지기도 했다. 당시 리프트를 이용했다는 B씨는 리프트 안전바가 케이블타이로 묶여 작동하지 않아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끔찍한 경험을 했다고도 했다. 

B씨는 “당시 탑승 후 안전바를 내리려고 했으나 케이블타이로 묶여 움직이질 않아 직원에게 이를 알렸으나 직원은 이를 무시한 채 리프트를 계속 작동시켰다”고 말했다. 이에 해당 리프트에 탑승했던 다른 고객은 출발 직후 그냥 뛰어내리는 게 더 안전할 거란 판단에 이를 감행, 착지하다 다쳤다. B씨는 대형사고가 날 수도 있다는 공포에 시달렸고 자신도 부상을 입었다고도 했다.

리조트 측은 매번 고장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재발 방지에 힘쓰겠다”고 했지만, 별다른 개선 노력이 나타나지 않은 셈이다. 특히 이번 사고 조사 결과 리조트는 운전자와 정비자 등 전문 인력이 부족해 안전관리책임자가 운전 업무를 맡는 등 비상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점도 드러났다. 

이에 전북 무주군은 리조트 측에 인력 문제와 대응 훈련, 전력 사용계획 수립 등을 요구한 상태다.

무주 덕유산리조트의 이 같은 관리부실은 경영난에 따른 예산 부족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무주 덕유산리조트의 지난 10년간(2014~23년, ‘24년은 미발표) 실적을 살펴본 결과 내리 적자를 기록할 만큼 재정 상태가 좋지 않았다.

매출액은 2014년 592억원에서 2023년 547억원으로 오히려 뒷걸음쳤고 영업손실은 같은 기간 5.5억원에서 19억원으로 확대됐다. 10년간 누적 적자는 242억원에 달한다. 

특히 2014년 자본금 819억원에 총자본 1668억원이었던 자본 규모는 2023년 총자본 930억원으로 쪼그라들며 자본잠식 직전에 놓였다. 부채비율은 2023년 기준 492%로 위험 수준이다.

이번에 문제가 불거진 인력 부족 문제도 실제 수치로 드러났다. 직원 총고용 비용은 2014년 55억원에서 2023년 59억원으로 불과 4억여원 증가에 그쳐 물가상승률에도 턱없이 미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실상 인력 충원이 없었던 셈이다.

한편, 무주 덕유산리조트는 1990년 개장돼 2011년 부영그룹에 인수됐다. 워낙 오래된 탓에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리프트나 곤돌라, 제설기 등이 낡아 불만족스럽다며 시설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본지>는 이와 관련, 회사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와 문자를 넣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 예결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신세린 기자

기업, 지자체 소식과 예산 결산 등 재무상태 분석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