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분석] 정부, 보조금 '실집행' 관리 전환···부진 보조사업 171개 현장 집행 51.8%
김민준 기자
livekmin@hanmail.net | 2026-11-03 20:02:45
실집행 부진에도 내년 예산 증액···지역필수의사 167.2%·친환경 위판장 130.8%
105개 보조사업 4년째 실집행 부진···자치단체보조는 2030년까지 단계 편입
[예결신문=김민준 기자] 정부가 재정집행 관리 체계를 보조금을 수행기관에 내려보낸 시점이 아닌 최종 수혜자에게 지급된 시점을 기준으로 바꾼다. 2027년 민간보조 19조6000억원과 R&D출연 30조원(2026년 예산 기준)에 먼저 적용하고 2030년까지 집행관리 대상의 약 92%로 넓힌다.
기획예산처 등 관계부처는 지난달 27일 '재정집행 관리체계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결산 분석에서 지적해 온 교부액 기준 집계를 정부가 직접 고치는 내용이다. 이달 진행되는 국회의 2027년도 예산안 심사는 이 방향이 실제 편성에 반영됐는지 확인하는 첫 절차다.
교부 아닌 지급 기준…집중관리·자금배정 연계
개편방안의 핵심은 수혜자 지급 단계까지 점검하는 실집행 관리다. 정부는 2025년 전 부처 민간보조사업을 일자별로 분석해 상반기 말 교부액 14조6000억원 가운데 실집행액이 6조7000억원(46.3%)이라는 결과를 공개했다.
관리 방식은 둘로 나뉜다. 집행부진 위험이 큰 사업은 매년 집중관리 대상으로 정해 실집행 계획과 개선조치를 분기마다 점검한다. 나머지 사업은 교부액과 실집행액을 월별로 살피다가 자금이 오래 묶이면 집중관리로 돌린다. 점검 결과는 각 부처의 자금 신청과 재정경제부의 자금 배정에 반영한다.
신속집행도 손본다. 상반기 목표는 이미 2025년 66.8%에서 2026년 63.0%로 낮아졌다. 2027년부터는 경기 전망에 맞춰 목표를 정하되 국정과제·민생안정 핵심사업군에 집중한다. 아동수당 같은 법정 의무지출과 공공요금은 관리 대상에서 뺀다. 개편방안은 한은 차입·재정증권 조달비용이 2023년 4244억원, 2024년 4865억원, 2025년 3567억원이었다며 앞당긴 교부에 따른 비용도 줄이겠다고 밝혔다.
결산 보조사업 171개 부처 97.9%·현장 51.8%
개편이 필요한 이유는 결산에서 확인된다. 예정처 '2025회계연도 결산 총괄 분석 Ⅱ'에 따르면 부처 집행률은 70% 이상인데 보조사업자 실집행률은 70%에 못 미친 사업이 20개 부처 171개였다.
이들 사업의 부처 집행액은 예산현액 12조4922억원 가운데 12조2305억원(97.9%)이다. 보조사업자 쪽에서는 당해 교부액에 전년도 이월액 등을 더한 9조5185억원 중 4조9320억원(51.8%)만 실제 집행됐다. 105개 사업은 최근 4년 평균 실집행률도 70%에 못 미쳤다.
예정처는 같은 보고서에서 기획예산처가 각 부처의 1차 교부액만 모아 신속집행 실적으로 발표해 왔다며 교부된 예산의 실집행 실적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이번 개편안은 이 권고와 같은 방향이다.
실집행 부진 사업 증액…자치단체보조는 2030년
남은 과제는 지방자치단체를 거치는 보조금이다. 개편방안은 자치단체보조를 "지방정부 집행 시스템의 전반적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2027년 하반기 e호조+·보탬e 시범적용과 2030년 차세대 e나라도움 구축을 거쳐 단계적으로 포함하기로 했다.
예정처 '결산 연계 2027년도 예산안 분석'에서는 실집행이 부진한데도 증액된 사업이 지적됐다. 보건복지부 지역필수의사제 운영 지원은 2025년 교부액 13억5200만원 중 7억6100만원(56.3%)만 실집행됐다.
2027년 예산안은 2026년 추경 대비 62억600만원(167.2%) 늘어난 99억1700만원이다. 2026년 7월 채용이 확인된 인원은 92명인데 318명을 12개월 지원하는 것을 전제로 편성됐다. 보건복지위원회가 2025회계연도 결산 예비심사에서 분할교부와 실집행률 점검을 시정요구한 사업이다.
지자체 보조사업(국비 50%)인 해양수산부 저온·친환경 위판장 사업은 2023~25년 실집행률이 0.0~16.9%였고 2026년 교부액 71억7000만원은 7월 기준으로 전혀 집행되지 않았다. 2027년 예산안은 전년 82억1000만원보다 약 130.8% 많은 189억5000만원이다.
예정처는 두 사업 모두 국회 심의 과정에서 예산 규모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실집행 실적을 2027년 예산 편성 규모와 연결하는 것이 이번 개편이 집계 방식 변경에 그치지 않고 실제 지급 속도를 높이는 첫 단계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국회가 예산안을 심사할 때 전년도 결산 시정요구와 관련된 사업은 시정요구 내용과 정부의 이행상황, 예산안 반영 여부를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정요구 취지에 맞지 않는 예산이 반복 편성됐다면 예산상 조치를 논의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 출처
• 관계부처 합동 '재정집행 관리체계 개편방안(2026-10-27)'
• 국회예산정책처 '2025회계연도 결산 총괄 분석 Ⅱ(2026-07-10)'
• 국회예산정책처 '결산 연계 2027년도 예산안 분석'
예결신문 / 김민준 기자 livekmin@hanmail.net
[ⓒ 예결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
- 1[예결분석] 내년 국세감면 104조9000억···사상 첫 100조 돌파
- 2[예결분석] 정부 '지출효율화 44.2조' 73.6%는 교부금 산식 변경···예정처 "전액 절감으로 보기 어려워"
- 3[예결분석] 신설 지역계정 15.3조, 기존 회계 사업과 중복 편성 다수···지방 몫으로 공공기관 인센티브까지
- 4[예결분석] 내년 소방안전교부세 요구 9705억→정부안 7605억···2024년엔 1222억 미교부
- 5[경북동해안지역 경제동향] 8월 수출 9.8% 감소···포항 철강산단 생산 8.6% 증가
- 6[예결분석] 1조5000억 지방주거복지세, 세수 계산서 없이 국회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