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생산적 금융, K-산업 다시 뛰게 하다] ⑤完 철강·비철금속, 탈탄소와 고부가 소재로 공급망 안보 수호

김민준 기자

livekmin@hanmail.net | 2026-04-23 01:04:16

중국 수요 둔화, 인도 성장 이중 구조 속 한국 철강 생존 로드맵
수소환원제철 도입 위한 8000억 규모 R&D와 ‘전환 금융’의 중추적 역할
고려아연 Crucible 프로젝트 등 희소금속 회수 기술이 전략적 해자 구축
글로벌 철강 시장이 중국의 수요 둔화와 인도 및 신흥국의 성장이 공존하는 이중 구조로 재편됐다.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같은 보호무역 장벽이 상시화되는 상황 속에서 한국 철강 산업은 단순한 물량 경쟁을 지양하고 자동차 강판, 전기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일러스트=AI)

[예결신문=김민준 기자] 글로벌 철강 시장이 중국의 수요 둔화와 인도 및 신흥국의 성장이 공존하는 이중 구조로 재편됐다.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같은 보호무역 장벽이 상시화되는 상황 속에서 한국 철강 산업은 단순한 물량 경쟁을 지양하고 자동차 강판, 전기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탈탄소는 이제 단순한 구호를 넘어 수소환원제철과 같은 차세대 공정 도입을 위한 대규모 설비투자 경쟁으로 진화했으며 이는 산업 정책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저탄소 공정 전환과 재무적 실행 속도
철강 산업의 장기 경쟁력은 탄소 배출을 줄이는 공정 전환 속도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한국 철강 산업은 글로벌 평균보다 고로(BF-BOF) 의존도가 높은 편으로, 공정 구조상 탄소 비용과 전환 비용 부담이 크다.

정부는 2026~30년 총 8146억원이 투입되는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실증 기술 개발 사업을 추진하며 기술 주권 확보에 나섰다. 

이 지점에서 생산적 금융의 역할은 '전환 금융(Transition Finance)' 수행이다. 민간이 단독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초기 실패 리스크와 막대한 비용을 금융이 분담함으로써 고로 기반 대형 철강사들이 저탄소 전기로나 수소 기반 공정으로 연착륙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주어야 할 필요가 있어서다. 이는 단순한 산업 지원을 넘어 국가 공급망 안보를 지키는 질적 자본의 투입이다. 

제품 믹스 고도화와 제조업 연계 경쟁력
한국 철강업의 실질적인 가치는 물량보다 고급 제품군의 비중에서 나타난다. 포스코는 고효율 무방향성 전기강판 등 전기차와 전력망 확충에 필수적인 제품군에 자본을 집중하고 있으며, 현대제철은 자동차 강판 공급 능력에서 세계 5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고급 판재 시장은 품질 인증과 납기 안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한번 진입하면 장기적인 고객 관계를 형성하는 강력한 진입장벽이 된다. 

또한, 한국 특유의 제조업 기반 구조는 철강의 '간접 수출' 경쟁력을 높인다. 자동차, 조선, 가전 등 완성품 생태계와 밀착된 소재 솔루션 제공자로서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자동차 강판과 후판을 통해, 또 세아제강은 에너지용 강관을 통해 국내외 제조업과 깊게 결합돼 있다. 이 연계 구조는 경기 변동 속에서도 마진을 방어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비철금속 산업의 핵심 경쟁력은 단순 매장량 확보가 아니라 정광 조달에서 정련, 가공, 회수로 이어지는 미드스트림 통제력에 있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회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출처: 신한투자증권 리서치 자료 재구성

비철금속의 전략적 가치와 순환형 생태계
비철금속 분야에서는 구리 정련과 희소금속 회수 기술이 전략적 해자(垓子)로 작용하고 있다. LS MnM은 동북아 구리 공급망의 핵심 노드로서 연간 68만 톤의 전기동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고려아연은 금, 은뿐 아니라 인듐, 비스무트, 안티모니 등 희소금속을 회수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췄다.

특히 미국 국방부가 참여하는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건설(Crucible Project)은 중국의 자원 무기화에 대응하는 비중국권 핵심 거점으로서의 가치를 입증한다. 

이에 대해 신한투자증권은 "부족한 광산 자원을 극복하기 위해 폐배터리와 산업 잔재물에서 금속을 추출하는 '도시 광산' 기반의 순환형 소재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며 "생산적 금융은 재활용 및 도시 광산의 규모 경제 확보를 위해 밸류체인 전체에 자금을 흘려보내야 하며 이는 원료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제련 수수료 변동에 대한 저항력을 키우는 실질적인 원료 안보 금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결신문 / 김민준 기자 livek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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