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토건 기획] 下 블랙펄 이종호와 삼부토건, 그리고 용산⸱⸱⸱끊이지 않는 연결고리

백도현 기자 / 2025-03-06 23:00:36
도이치모터스 '몸통' 이종호, 삼부토건 의혹에서도 핵심 인물로 부상
'채상병 구명 로비'가 '주가조작'으로 변질됐나⸱⸱⸱용산 연루 의혹의 정점
전문가들 "우연이라기엔 인적 구조 너무 흡사⸱⸱⸱특검 통한 실체 규명 외에 길 없어"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이 단순한 자본시장 교란 행위를 넘어 '권력형 게이트'로 확산하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이 다시 등장하고 이들이 대통령실과 연결됐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자본시장의 공정성은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일러스트=AI)

[예결신문=백도현 기자]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이 단순한 자본시장 교란 행위를 넘어 '권력형 게이트'로 확산하는 결정적 이유는 배후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면면 때문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이 다시 등장하고 이들이 대통령실과 연결됐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자본시장의 공정성은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투명성을 시험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특히 권력 핵심부와의 연결고리가 선명해질수록 금융당국의 조사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 '블랙펄 이종호'가 드러낸 평행이론
이번 사태의 중심에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있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며 김건희 여사의 계좌를 관리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그런 그가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의 시발점이 된 '해병대 단톡방'의 핵심 멤버로 다시 나타났다는 점은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주가조작 세력은 통상 검증된 '선수'들을 반복해서 기용하는 경향이 있다"며 "도이치모터스에서 활용된 인적 자원과 수법이 삼부토건이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재연되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분석했다. 즉, 특정 인물을 매개로 권력과 자본시장의 부당한 거래가 상습적으로 이뤄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 '구명 로비'에서 '주가 폭등'으로⸱⸱⸱기묘한 연결고리
의혹의 핵심은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의 주인공인 임성근 전 사단장 구명 로비와 삼부토건의 주가 폭등이 만나는 지점이다. 문제의 단톡방에서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는 메시지가 나온 시점은 임 전 사단장에 대한 구명 논의가 한창이던 때와 겹친다.

권력층 인사를 구명하기 위한 단체 대화방에서 뜬금없이 특정 상장사의 주식을 '체크'하라는 지시가 내려졌고 이후 해당 주식이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를 타고 5배 폭등했다는 사실은 합리적 의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전문가는 "고급 정보가 권력 주변에서 생성되고, 이것이 주가 부양의 재료로 활용되는 것은 전형적인 정관계 유착형 주가조작의 모습"이라며 "특히 '우크라이나 재건'이라는 국가적 외교 사안이 작전의 재료로 소비되었다는 점에서 사안의 심각성이 매우 크다"고 꼬집었다.

■ 전문가들 "금감원 한계 명확⸱⸱⸱이제는 강제 수사의 영역"
금융감독원이 최근 100억원대의 차익 실현 정황을 포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전문가들은 금감원의 조사만으로는 용산 대통령실을 향한 의혹을 해소하기에 역부족이라고 입을 모은다. 금감원은 수사권이 없는 조사 기관이기에 관련자들의 통신 내역이나 대통령실과의 직접적인 교감 여부를 밝혀낼 힘이 없어서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금감원이 6개월 넘게 조사를 끌어온 것 자체가 정치적 부담감을 방증한다"며 "이미 증거 인멸의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실체적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조사를 넘어 특검이나 강력한 검찰 수사가 즉각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자본시장에서 공정성이 무너지면 개미 투자자들의 피해는 물론 국가 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진다"며 "특정 인물이 대통령실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시장에 개입했다면 이는 시장 질서 파괴를 넘어선 국정농단에 해당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자료=예결신문

■ '김건희 특검'이 가리키는 종착지
정치권에서 제기하는 '김건희 특검'의 목소리가 삼부토건 사태와 결합하면서 이제 이 사건은 자본시장 수사의 영역을 넘어 정국의 핵으로 부상했다. 이종호 전 대표가 매개체가 된 도이치모터스와 삼부토건의 '쌍둥이 의혹'은 결국 권력의 가장 깊숙한 곳을 향하고 있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삼부토건 주가조작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그 정점에는 결국 용산이 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며 "특검을 통해 누가 정보를 유출했는지, 누가 부당한 이득을 챙겼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 권력의 개입이 있었는지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결국 삼부토건 사태는 대한민국 자본시장이 권력으로부터 얼마나 독립적일 수 있는가를 알 수 있는 시험대다. 수백억 원의 차익이 발생하고 특정 인물의 개입 정황이 선명함에도 불구하고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면, 이는 시장의 파수꾼인 금융당국과 검찰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어서다.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의 실체가 명확히 규명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의 'K-디스카운트' 해소는 영원히 불가능할 것"이라며 "권력의 크기와 상관없이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한 단죄만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입을 모았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의 종착역이 어디가 될지, 그리고 그 끝에서 마주할 진실이 대한민국 정국을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갈지 전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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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자체 소식과 예산 결산 등 재무상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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