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진단: 위태로운 고금리의 유혹] 삼척블루파워, '가공 자산' 2000억 부풀리기 의혹⸱⸱⸱개인투자자 '폭탄 돌리기' 되나

백도현 기자 / 2025-04-18 18:21:51
회수 불투명한 정산금 2000억, 자산으로 둔갑⸱⸱⸱금감원 '허위 공시' 신고 접수
송전망 부족으로 가동 멈춰도 비용 보전해 주는 '정산조정계수' 제도 악용 논란
기관 외면 속 6~7% 고금리 미끼로 '개미' 유혹⸱⸱⸱1조원대 채권 만기 도래에 재무 리스크 고조
18일 기후솔루션은 삼척블루파워가 ‘정산조정계수에 따른 정산금’ 전액 약 2000억원을 2024년 사업보고서상 자산으로 반영해 자산 규모를 부풀렸다고 판단,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일러스트=예결신문)

[예결신문=백도현 기자] 오는 25일 대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둔 삼척블루파워가 자산 규모를 고의로 부풀렸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금융당국의 타깃이 됐다. 회수 가능성이 지극히 낮은 수천억 원대 정산금을 장부상 자산으로 기록해 재무 건전성을 왜곡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기후 위험과 재무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관투자자들이 등을 돌린 자리를 고금리에 현혹된 개인투자자들이 채우고 있어 향후 부실 발생 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불확실한 미래 수익, 현재 자산으로 둔갑
사건의 발단은 18일 기후솔루션이 삼척블루파워를 자본시장법상 허위공시 혐의로 금융감독원에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신고서에 따르면 삼척블루파워는 2024년 사업보고서에 '정산조정계수에 따른 정산금' 약 2000억원을 자산으로 반영했다. 문제는 이 돈이 실제 입금된 금액이 아닐 뿐더러, 향후 회수 여부조차 불투명한 '가공의 숫자'에 가깝다는 점이다.

핵심 쟁점인 정산조정계수는 발전소의 과도한 수익을 회수하거나 손실을 보전해 주기 위해 만든 장치다. 삼척블루파워는 최근 발전소 이용률이 급락하며 시장 정산금이 원가에 못 미치자, 그 차액을 나중에 전력거래소로부터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이를 자산에 포함했다.

하지만 삼척블루파워가 위치한 동해안 지역은 송전망 부족으로 인해 정상적인 발전이 불가능한 상태다. 신규 송전망 건설마저 계속 지연되고 있어 이들이 주장하는 2000억원의 회수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 정산조정계수가 화력발전소 부실 감추는 방패로 변질
본래 이 제도는 공공성을 띤 발전소의 과도한 이익을 제어하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삼척블루파워와 같은 석탄화력발전소가 경영 리스크를 국민 세금이나 전기요금으로 전가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연료비가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발전 원가와 적정 수익까지 무조건 보전해 주는 구조는 시장 원리에 어긋난다. 이러한 '무위험 수익 보장' 구조는 발전사가 스스로 비용을 절감하거나 탄소 중립을 위해 에너지 전환을 시도할 동기를 꺾어버린다.

특히 민간 석탄발전소의 경우 투자비 인정 범위에 따라 정산금이 널뛰기 때문에 삼척블루파워가 기재한 자산 가치는 객관성을 상실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관행 기후솔루션 변호사는 "삼척블루파워는 정산금 회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송전망 제약 등 여러 위험 요소를 과도하게 축소 평가했다"며 "이는 회사의 자산 가치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기재한 것으로, 회계처리의 합리적 범위를 넘어선 명백한 왜곡 공시로 볼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표=예결신문

■ 기관이 버린 '반 ESG 채권' 위험, 개인투자자에게 전가
삼척블루파워의 재무 구조는 이미 레드라인을 넘어서고 있다. 총사업비 약 5조원 중 상당 부분을 회사채 발행으로 충당해 왔는데 현재 남은 채권 잔액만 1조원에 달한다. 당장 올해 2700억원을 시작으로 내년과 내후년까지 1조원에 육박하는 만기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하지만 석탄발전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되면서 기존 인수단이었던 대형 증권사 5곳이 '탈석탄 금융'을 선언하며 손을 뗐다. 신용등급 역시 AA-에서 A+로 하락했고 이자율은 6~7%대까지 치솟았다.

문제는 이 고금리가 개인투자자들에게는 '달콤한 유혹'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수요예측에서 목표액의 2배가 넘는 자금이 몰렸는데, 이는 대부분 소매 금융 채널을 통해 유입된 개인 자금으로 분석된다.

■ 기후 위기가 금융 위기로 전이되는 '그레이 스완' 전조
삼척블루파워의 이번 행보는 국내 금융시장에 중요한 화두를 던진다. 기후 변화라는 환경적 위험이 기업의 재무제표를 어떻게 왜곡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피해가 정보력이 부족한 개인에게 어떻게 전가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다.

고동현 기후솔루션 기후금융팀장은 "삼척블루파워 채권은 이미 국내의 대표적인 '반 ESG 채권'으로 낙인찍혔다"며 "기후 위험과 재무적 부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높은 금리만을 내세워 개인에게 판매하는 행위는 사회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초해할 수 있는 위험한 도박"이라고 우려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이번 허위공시 의혹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향후 'ESG 워싱'에 대한 처벌 기준이 정립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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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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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자체 소식과 예산 결산 등 재무상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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