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시 2024 결산] 下 "수의계약 1인 견적 남발"⸱⸱⸱예산 집행 투명성 '도마 위'

김지수 기자

kds7@biznews.or.kr | 2025-06-30 22:25:16

김태흥 의원 "여성·장애인 기업 명분 악용해 특정 업체 독식⸱⸱⸱'계약 총량제' 도입 시급"
 저소득 노인 건보료 지원은 반토막⸱⸱⸱'온탕과 냉탕' 오가는 예산 집행
의왕시가 '1인 견적 수의계약'을 남발하다 시의회의 강한 질타를 받았다. (일러스트=AI) 

[예결신문=김지수 기자] "관내 업체 우선 계약이라는 명분은 좋습니다. 하지만 특정 업체가 수의계약을 독식하고, 쪼개기 계약으로 입찰을 피하는 꼼수가 횡행한다면 그것은 명백한 혈세 낭비이자 불공정입니다."

지난 12일 열린 의왕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은 시의 불투명한 계약 관행을 질타하는 성토장이 됐다. 2024회계연도 결산 심사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회계과' 소관 심사에서 터져 나온 '1인 견적 수의계약' 남발 문제였다. 본지는 입수한 속기록과 결산 부속 서류를 바탕으로 시 예산 집행의 투명성 문제와 복지 예산의 이면을 들여다 봤다.

■ "여성·장애인 기업 간판만 걸면 만사형통?"
현행 지방계약법상 2000만원 이하의 공사·용역·물품 구매는 입찰 없이 수의계약이 가능하다. 특히 여성기업이나 장애인기업의 경우, 이 한도가 5000만 원까지 완화된다. 이는 사회적 약자 기업의 판로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다. 하지만 시의회는 이 제도가 특정 업체의 '일감 몰아주기'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김태흥 의원은 이날 회계과장을 상대로 "관내 업체 우선 계약이라는 명분 하에 특정 업체가 수의계약을 사실상 독점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특히 여성기업이나 장애인기업 등과 체결하는 '1인 견적 수의계약' 내역을 분석해 보면, 금액 상한선을 교묘하게 맞추거나 하나의 사업을 여러 개로 나누어 계약하는 '쪼개기' 정황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는 경쟁 입찰을 통해 더 저렴하고 질 좋은 서비스를 받을 기회를 차단하고 시 예산이 특정인들의 주머니로 흘러들어가게 만드는 구조적 병폐다. 김 의원은 "아무리 합법적인 테두리 안이라도, 특정 소수 업체에 일감이 쏠리는 것은 행정의 형평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라며 "한 업체가 1년에 가져갈 수 있는 수의계약 금액이나 건수를 제한하는 '수의계약 총량제' 도입 등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조양욱 회계과장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관내 업체를 우선하다 보니 일부 쏠림 현상이 있을 수 있다"고 해명하면서도 "지적된 사항을 검토하여 계약 과정의 투명성을 높일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의회는 2025년도에는 실질적인 제도 개선안을 마련해 보고할 것을 집행부에 강력히 주문했다.

■ 1만원 없어 병원 못 가는데⸱⸱⸱예산 절반 남긴 '무심 행정'
시민들의 삶을 지탱하는 복지 예산 집행 내역을 들여다보면, 행정 편의주의 행태가 드러난다. 돈을 주기 쉬운 곳에는 예산이 100% 집행된 반면, 발로 뛰며 대상자를 찾아야 하는 사업은 예산이 남아도는 현상이 발생했다.

본지가 분석한 '2024년 성과보고서'에 따르면, '저소득 노인가구 국민건강보험료 지원' 사업의 집행 실적은 특히 부진했다. 이 사업의 총규모는 미미하지만, 월 건강보험료가 1만원 미만인 저소득 노인들에게 시가 보험료를 대신 내주는 최소한의 의료 안전망이라는 점에서 시가 되돌아봐야 할 부분이다. 시는 당초 3800만원의 예산을 편성했으나, 실제 집행액은 2100만 원에 그쳤다. 집행률은 고작 55%다.

예산이 남았다는 것은 대상자를 적극 발굴하지 못했거나, 홍보 부족으로 혜택을 받지 못한 노인이 많았다는 뜻이다. 반면, 대상자가 명확하고 계좌 입금만 하면 되는 '기초연금 지급' 사업에는 예산 510억원 중 508억원(99%)이 집행됐다.

시의회는 "손쉬운 현금 살포성 사업의 집행률은 높고 사각지대 발굴이 필요한 사업의 집행률이 낮다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결과"라고 꼬집었다.

■ 54억 급식비·2억 무상교육⸱⸱⸱보편 복지는 '순항'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학생들을 위한 보편적 교육 복지 예산은 차질 없이 집행되었다는 점이다. '2024년 성과보고서'에 따르면, '학교급식 지원' 사업에 54억7000만원이 투입돼 학생들에게 질 좋은 급식을 제공했다. 당초 예산액 56억원의 97%의 집행률을 보이며 안정적으로 운영됐다.

또한, '고등학교 무상교육 지원' 사업 역시 예산 2억1600만원이 전액 집행돼 학부모들의 교육비 부담을 덜어주는 데 기여했다. 

체육 분야에서도 '동네 체육시설 정비' 목표를 100% 달성하고, 배드민턴장 등 공공 체육시설의 안전 관리를 강화하는 등 정량적 성과는 양호했다. 

■ "보조금, 눈먼 돈 아냐"⸱⸱⸱사후 관리 강화해야
민간 단체에 지급되는 보조금 관리의 허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한채훈 의원은 기획예산과 소관 심사에서 "일부 민간 보조 사업의 경우 정산 과정에서 증빙 서류가 미비하거나 사업 목적과 다르게 집행된 사례가 없는지 현미경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의원은 "보조금 반납액이 발생한다는 것은 사업 계획이 치밀하지 못했거나, 단체의 수행 능력이 부족했다는 방증"이라며 "보조금이 '눈먼 돈'이 되지 않도록 사업 선정 단계부터 정산까지 관리 감독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의왕시의회는 이번 결산 승인안을 심사하며 "2025년에는 특정 업체의 배를 불리는 수의계약 관행을 끊어내고, 찾아가는 복지 행정으로 단 한 명의 시민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라"고 집행부에 당부했다.

■ 출처
• 의왕시 2024 회계연도 결산서
• 2024 회계연도 결산서 첨부서류
• 시의회 제312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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