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분석] 20조 국부펀드, 내년 쓸 현금 5000억뿐···자본금의 2.4%

김민준 기자

livekmin@hanmail.net | 2026-11-06 21:07:39

정부 '현금 1조' 중 배당 몫 2028년 유입 가능성···물납주식 대부분 NXC 매각 막혀
재경부 '현물출자 국회 심의' 거쳐 확정···예정처 '세입세출예산 외 처리'로 설명 엇갈려
자본금 정관 위임·차입 한도 미규정···정부출자수입 3923억 감소
정부가 한국투자공사(KIC)에 전략투자계정을 신설해 출범시키는 '한국판 전략형 국부펀드'가 2027년에 실제로 쓸 수 있는 현금은 미래대응기금 출자금 5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초기 자본금 20조5000억원의 2.4% 수준이다. (일러스트=AI)

[예결신문=김민준 기자] 정부가 한국투자공사(KIC)에 전략투자계정을 신설해 출범시키는 '한국판 전략형 국부펀드'가 2027년에 실제로 쓸 수 있는 현금은 미래대응기금 출자금 5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초기 자본금 20조5000억원의 2.4% 수준이다.

정부는 2027년 현금성 투자재원을 약 1조원으로 제시했으나 공공기관 지분 배당은 2028년에야 들어올 가능성이 높고 물납주식 약 4조원의 대부분인 넥슨 지주회사 NXC 지분은 시장에서 팔리지 않았다.

이는 6일 예결신문이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문위원 검토보고서와 국회예산정책처 ‘2027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을 대조한 결과다. 국부펀드 설치 근거인 한국투자공사법 개정안은 재경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심사 중이며 재정경제부는 12월 법 공포를 전제로 내년 8월 첫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배당 2028년 귀속 가능성···NXC 3.6조 공개매각 불발
정부는 1조원을 미래대응기금 현금출자 5000억원에 공공기관 지분 배당금 등을 더해 계산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국부펀드 출범과 지분 이전 시점, 배당 기준일을 고려하면 배당수입이 2028년도부터 국부펀드에 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2028년 이후 추가 현금출자 규모와 재원은 중기재정계획에 제시되지 않았다.

물납주식 약 4조원도 팔아야 현금이 된다. 물납주식은 상속·증여세를 현금 대신 주식으로 받은 것으로 대부분은 고 김정주 넥슨 창업자 유족이 2023년 상속세로 낸 넥슨 지주회사 NXC 지분이다. 재경부는 보유한 NXC 주식 66만주(지분율 25.68%)의 현물출자를 검토하고 있으며 물납 당시 평가액으로 3조6524억원어치다.

정부는 2023년 물납 이후 공개매각에서 매수자를 찾지 못했고 올해 5월 일부 지분 18만4001주를 NXC에 1조227억원에 되팔았다. 보유 기간 2년 동안 받은 배당은 약 128억원이다. 매각되지 않는 한 물납주식이 만드는 현금은 연간 수십억원 수준이다.

재경부 추진계획에 따르면 한국투자공사는 법 공포 뒤 내년 3월까지 투자담당 이사 선임을 마치고 5~6월 투자대상 심사를 거쳐 8월부터 투자를 집행한다. 연내 의결이 늦어지면 내년 투자 기간은 5개월보다 짧아진다.

현물출자 16조 결산 때 사후 확인…법정 자본금 1조 조항 삭제
재경부는 자본금을 법률 대신 정관으로 정해야 하는 이유로 현물출자 규모가 감정평가와 국회 예산안 심의·의결을 거쳐 확정된다는 점을 들었다. 예정처 분석은 다르다. 정부는 국가재정법 제53조제2항에 따라 현물출자를 세입세출예산 외로 처리하고 있고 국회는 결산 때 현물출자명세서로 사후에 확인할 뿐이다.

현물출자 특례는 법 공포일부터 시행된다. 예정처는 운영위원회 확대와 투자담당 이사 선임 전에 16조원 이상의 국유재산이 공사로 넘어갈 수 있다고 짚었다. 16조원은 2024년 한 해 산업은행·수출입은행·주택도시보증공사에 현물출자한 8조원의 두 배다.

자본금 규정 방식도 다른 공공기관과 다르다. 수출입은행 25조원, 중소기업은행 10조원, 한미전략투자공사 2조원은 자본금을 법률에 정했고 산업은행은 법률에 상한을 둔다. 개정안대로면 KIC의 법정 자본금 1조원 조항이 사라져 추가 출자에 국회가 관여할 수단이 없어진다.

박수영 의원 '제2의 국민연금' 반대…재경부 '주가 부양 아닌 장기 투자'
정부 구상의 취지는 만기와 회수 압력이 없는 장기 자본 공급이다. KIC 안에 계정을 둔 것은 KIC의 해외 국부펀드 네트워크로 공동투자를 끌어오기 위해서다. 검토보고서도 입법취지를 인정했다. 다만 두 안 모두 운용 수단을 금융투자상품 취득으로 정했고 상장주식 매수 제한 조항은 없다.

재경위 야당 간사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개정안이 "제2의 국민연금이 될 수 있다"며 반대했다. 박 의원은 2005년 KIC 설립 당시 국회가 국내주식 투자를 막았다며 "2026년 국회가 국내주식 투자를 허용한다면 20년 전 국회보다 못한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재경부는 단기 주가·주가지수 부양이 아니라 장기 성장성과 투자수익을 기준으로 투자하겠다는 입장이다.

차입은 김태년 의원안이 채권 발행까지, 오기형 의원안이 차입만 허용하며 한도는 두 안 모두 법률에 없다. 지분 이관으로 2027년 일반회계 정부출자수입은 1조578억원으로 2026년보다 3923억원(27.1%) 줄었고 이 중 약 3775억원이 국부펀드 이관 배당이다.

출자 지분별 배당 유입 시점과 NXC 등 물납주식 처리계획을 예산심사 단계에서 확정하고 현물출자 규모를 국회 보고 대상으로 묶는 것이 내년 실제 투자 여력과 국회 통제를 함께 확인하는 길이다.

유민호 국회예산정책처 예산분석관은 "20조원 이상의 초기 자본금과 실제 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현금성 재원을 구분해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공공기관별 출자 지분율과 연도별 배당수입, 물납주식 매각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투자계획과 재원의 관계가 분명해진다는 분석이다. 일정 규모 이상의 현물출자는 국회 사전 동의를 받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 출처
• 국회예산정책처 「2027년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재정경제기획위원회]」
•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문위원 「한국투자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 검토보고」
•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한국투자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

예결신문 / 김민준 기자 livek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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