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기능개혁] ㊦ '통합과 분리' 엇갈린 공공기관 개혁···발전·항만·철도 합치고 LH는 분리
신하연 기자
beliga23@naver.com | 2026-09-05 08:35:06
석유·가스공사 통합, 석탄공사는 청산···2.59조 부채 처리 별도 진행
LH 개발·주거복지 둘로 나누고 코레일·SR은 하나로···공항공사 통합은 유보
[예결신문=신하연 기자] 정부의 공공기관 기능개혁은 기관별로 다른 조직 처방을 적용했다. 비슷한 기능과 설비를 가진 발전·항만·철도는 하나로 합치고 개발사업과 주거복지를 동시에 수행해온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둘로 나눈다. 석유·가스는 통합하는 반면 기능이 사실상 종료된 대한석탄공사는 청산한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의 통합은 곧바로 추진하지 않고 지방공항 활성화 진행 상황을 확인한 뒤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기능개혁' 틀에서 통합·분리·청산·유보가 동시에 적용된 모습이다.
발전 5사 단일법인화…분산 투자·구매 기능 한곳으로
5일 정부안에 따르면 이번 조정에서 가장 큰 통합 대상은 발전부문이다. 한국남동발전·남부발전·동서발전·서부발전·중부발전 등 5개사의 정원은 모두 1만4411명이다. 정부는 이들을 가칭 '한국발전'으로 단일법인화하고 재생에너지본부와 정의로운전환본부, 3~4개 지역 재생에너지본부를 두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발전사별로 연간 500억원 안팎의 연구개발비와 2000억원 규모의 재생에너지 건설사업이 분산 집행되고 있다. 정부는 이를 통합재무구조 안에서 운용하고 연료와 정비자재 공동구매를 통해 수익구조를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발전사별 독립 경영체계에서 단일 투자·구매 체계로 전환하는 것이 개편의 핵심이다.
항만공사도 같은 통합 방식을 적용한다.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항만공사 4개를 가칭 '한국항만공사'로 묶고 정책·기획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다. 다만 기존 항만공사는 4개 지역지사로 남아 지역별 특화사업을 수행한다. 본사 기능은 통합하지만 항만별 현장 조직은 유지하는 형태다.
석유·가스는 통합, 석탄은 청산…에너지 공기업도 방식 갈려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는 가칭 '에너지자원공사'로 합친다. 정원은 가스공사 4486명, 석유공사 1442명으로 모두 5928명이다. 석유공사의 석유비축과 제한적 탐사개발 기능은 통합 공사로 넘기지만 알뜰주유소 등 유통구조 개선 기능은 석유관리원으로 이관한다. 법인은 통합하면서 일부 사업은 외부 기관으로 분리하는 방식이다.
대한석탄공사는 청산 대상이다. 2025년 6월 삼척 도계광업소 폐광으로 모든 광업소 운영이 종료됐지만 2025년 말 기준 부채는 2조5900억원이다. 별도 영업활동 없이 소송과 차환 등 잔여업무만 수행하는 상황에서도 연간 750억원 이상의 이자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부처 간 협의를 통해 부채 청산 재원을 마련한 뒤 관련 법 개정을 거쳐 법인을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LH는 두 기관으로 분리…개발이익은 주거복지 재원으로 연결
LH는 분리된다. 정부는 현재 한 기관에 섞여 있는 택지개발·주택건설 기능과 주거복지·자산비축 기능을 각각 가칭 '주택도시개발공사'와 '주택도시자산공사'로 나누는 방안을 제시했다.
정부가 제시한 분리 논리는 두 기능의 목표 차이다. 개발사업은 사업 속도와 재무성과를 중시하는 반면 주거복지는 공공성과 장기 운영이 중심이어서 한 기관 안에서 병행하는 과정에서 주택공급 속도 저하와 임대주택 운영 부담이 발생했다는 판단이다.
조직은 분리하지만 재원 연결은 유지한다. 개발공사 이익 일부를 주택도시기금 내 별도 계정에 적립하고 기금이 자산공사에 출연하는 구조다. 개발이익이 주거복지 재원으로 이전되는 기존 기능을 두 기관 사이의 재정 연결 구조로 바꾸는 방식이다.
철도는 통합·공항은 유보…교통 인프라 개편 속도 달라
철도는 하나의 운영체계로 통합한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정원은 3만2975명, SR은 700명이다. 정부는 코레일과 SR을 통합해 고속철도 운영체계를 일원화하고 좌석 공급과 운임·마일리지 체계를 함께 운영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공항 분야는 통합 결정을 유보했다. 정부는 인천공항 허브화와 지방공항 적자·불균형 문제가 공존한다고 보고 우선 공항전략협의회를 통해 지방공항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의 통합 여부는 이후 진행 상황을 점검한 뒤 다시 검토한다. 대신 두 공항공사의 보안 업무와 자회사 보안 기능은 항공보안 전문기관으로 따로 통합한다.
실제 조직 형태는 부처별 세부 개편안과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 법률 개정 과정에서 구체화된다. 정부는 '기존의 공공기관 개혁들과는 차원이 다른 접근'이라며 "과거 방만경영 개선 중심과 달리 이번에는 AI 대전환과 복합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융합적·선제적 개혁이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 "통폐합에 따른 채용 감소 우려에 대해서는 기존 중복 인력은 재배치하지만 신규 채용은 줄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예결신문 / 신하연 기자 beliga2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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