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전쟁 본격화···⓶한국 이차전지 산업 영향 톺아보기

백도현 기자

| 2025-03-20 01:20:44

국내 배터리셀 업체 미국 현지 생산 기반 구축으로 관세 영향 적을 듯
배터리 소재 업체 현지 생산 공장 없어 관세 부과 시 수익 저하 예상
밸류체인 전반 수익 하락 가능성 내재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본격화한 가운데 이차전지는 제품에 대한 직접적인 관세 부과 위험보다 완성차 관세 부과에 따른 수요 둔화나 가격 인하 압박 등 간접적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배터리셀 업체, 미국 현지 생산 기반 구축으로 관세 직접 영향 적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셀 업체들은 미국 현지에 생산 기반을 구축하고 있어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 정책에서 비껴갈 전망이다. 

IRA(Inflation Reduction Act) 등의 투자 인센티브 정책에 따라 국내 배터리셀 업체들은 미국 현지 공장 설립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지속해 왔으며 이에 다수의 공장이 2025~27년 중 상업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더딘 전기차 수요성장세, 트럼프 정부 출범 후 친환경 정책 후퇴 등으로 미국 배터리 시장은 자국 내 생산량으로 현지 배터리 수요 충당이 가능해 공급과잉 기조를 보이는 데다 특히 국내 배터리셀 업체들의 생산능력 규모가 타 국가 경쟁업체들 대비 월등히 커 별다른 타격은 없을 전망이다.

국내 배터리 소재 업체 현지 생산 공장 없어···관세 부과 시 밸류체인 전반 수익 하락 우려
다만, 국내 배터리 소재 업체들이 미국 내 생산 공장이 없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국내 양극재 및 동박 업체들은 국내 생산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며 작년부터 동남아와 유럽 등에서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에 생산 기반을 구축한 배터리셀 업체들도 대부분의 배터리 소재는 역 외에서 수입으로 조달하고 있다. 관세가 부과되면 배터리셀 업체들의 원재료 비용 상승 혹은 배터리 소재 업체들의 가격 인하 압력 증가 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역외 수입 물량 비중이 높은 미국 자동차 시장 특성상 수입 관세 부과에 따른 가격 인상으로 전기차 수요 둔화가 심화할 수 있다. 

한국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미국은 전체 수입 차량 중 멕시코와 캐나다 물량 비중이 50%에 육박해 트럼프 정부의 양 국가에 대한 자동차 수입관세 25% 부과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트럼프 2기 정부 이전 이미 체결했던 ‘북미 자유무역 협정(USMCA)’에 따른 무관세 수혜 등으로 GM, 포드 등 미국 완성차 업체들은 멕시코 생산 비중을 늘렸으며 전기차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25% 관세 부과 가능성이 있는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EV 차종들은 모두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돼 차종의 가격 인상으로 판매량이 감소하면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내 배터리 공급 물량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우려스러운 건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그 피해가 국내 배터리 밸류체인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가장 큰 고객인 현대차·기아의 작년 연간 미국 내 EV 판매량(PHEV 포함)은 약 15만대로 테슬라(약 60만대)에 이은 2위로, 물량 대부분이 국내에서 수출된 것이다. 

또한, 미국 조지아 메타플랜트 공장(30만대 생산규모, ‘24년 10월 생산 개시)이 본격 가동 중이지만, 전기차 생산 물량을 단시간에 국내에서 이전하기도 쉽지 않다. 해외공장 생산 차종 결정은 현대차·기아 노조와 협의를 거치게 돼 있다는 점에서다.

한기평은 “전기차 판매량 중 수출 판매 비중은 당분간은 높게 유지되겠지만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전기차 가격 인상 → 수요성장세 둔화 심화’ 혹은 ‘완성차 업체 수익성 저하 → 후방 이차전지 업체에 대한 가격인하 압력 증가’ 등의 악순환으로 이차전지 밸류체인 전반의 수익성 저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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