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대 칼럼] 코스피 5000 시대의 실증적 조건⸱⸱⸱AI 실적과 거버넌스 개혁

김용대 칼럼니스트

yong660128@naver.com | 2025-09-16 00:39:40

HBM·DRAM 업황 회복에 따른 EPS 상향과 글로벌 자금의 신흥국 재배치 가속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관된 추진이 멀티플 확장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
단순 가격 랠리 넘어 지배구조·주주환원 등 시장 체질 개선이 지수 상단 결정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경신을 거듭하며 글로벌 자금의 핵심 공략처로 부상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에 따른 실적 개선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맞물린 결과다. (일러스트=픽사베이)

[예결신문=김용대 위원]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경신을 거듭하며 글로벌 자금의 핵심 공략처로 부상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에 따른 실적 개선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맞물린 결과다.

증시의 이익 구조와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본질적 변화가 지수 상단을 밀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시장에서는 '코스피 5000' 시대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현재 국내 증시를 지탱하는 첫 번째 동력은 AI와 메모리 반도체의 업사이클이다. 학습용 데이터 수요를 넘어 실생활 인퍼런스(추론) 단계까지 데이터 폭발이 이어지며 HBM과 DRAM 가격 및 가동률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국 시장은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의 이익이 반도체 경기에 직결되는 구조인 만큼, 업황 회복의 탄력이 지수 상승으로 즉각 투영되는 특징을 보인다.

정책적 변화도 주요 변수다. '주주환원 확대'와 '지배구조 개선', '세제 개편' 등으로 요약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노력이 금융시장의 신뢰를 얻는다.

과거 일본이 거버넌스 개혁을 통해 증시 멀티플을 높였듯 한국 역시 정책의 지속성이 담보된다면 시장의 재평가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여기에 글로벌 금리 인하 기조와 달러 흐름의 변화가 신흥국 시장으로의 자금 재배치를 유도하며 국내 증시에 순풍으로 작용한다.

코스피 5000 도달을 위해서는 현재 지수 대비 약 47% 수준의 추가 상승이 필요하다. 이는 기업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와 주가수익비율(PER)의 확장이 동시에 이뤄져야 가능한 수치다. 메모리 호황과 수출 회복세가 이어지며 2년 누적 EPS가 25~30% 증가하고, 거버넌스 개선을 통해 PER이 기존 10배 수준에서 12배로 확장될 경우 지수 5000 안착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반도체 대형주의 기여도가 극대화되며 EPS 증가율이 35%를 상회하고 시장 멀티플이 13배에 접근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금리와 환율 등 대외 변수의 역풍으로 PER이 정체되거나 이익 증가세가 둔화될 경우, 지수는 4000대 중반에서 횡보하는 보수적인 흐름을 보일 수 있다. 결국 수익의 양적 확대뿐만 아니라 시장의 평가 기준 자체가 상향되는 질적 성장이 5000 고지 탈환의 핵심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특정 업종에 치중된 이익 구조를 넘어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반도체와 이차전지에서 시작된 실적 개선 온기가 금융, 산업재, 소비재 등 전 업종으로 확산돼야 변동성을 낮추고 탄탄한 상승장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주주환원 공시와 소액주주 권리 강화 등 제도적 장치들이 새로운 시장 관행으로 정착돼야 외국인 수급의 내구성을 확보할 수 있다. 달러와 금리의 단기 굴곡에도 순유입 구조가 유지될 장치, 즉 세제 중립성, 파생⸱공매도 제도의 예측 가능성 등이 필요하다.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관리도 필수 과제다. 메모리 증설에 따른 설비투자(CAPEX) 부담과 경쟁사들의 추격, 가격 사이클의 굴곡을 흡수할 수 있는 기업들의 재무적 유연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대형주들의 실적 컨센서스 상향 속도와 배당 및 자사주 정책의 진화 여부는 코스피 5000 시대를 판가름할 핵심 체크리스트로 꼽힌다.

결국 코스피 5000은 우리 증시의 체질 개선을 의미하는 '구조'의 다른 이름이다. 기업 이익의 추정과 정책의 세부 실행 방안을 살피는 루틴이 정착될 때 비로소 '운'이 아닌 지속 가능한 랠리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예결신문 / 김용대 칼럼니스트 yong6601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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