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살림 분석] 광역단체 16곳 중 6곳 공모사업 관리 조례 없어···선정 이후 재정부담 관리도 '사각지대'
신하연 기자
beliga23@naver.com | 2026-10-10 18:31:31
의회 보고 기준 총사업비 20억~100억원 5배 차이···지방비 기준 조례는 없어
사전검토서 운영비 확인 6곳···성과평가 의무는 충북 1곳
[예결신문=신하연 기자] 전국 광역자치단체 16곳 중 서울·대구·인천·울산·강원·충남 6곳이 공모사업 관리 조례를 두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례를 둔 10곳도 사업 종료 후 운영비를 추적하는 조문은 한 곳도 없었다. 기초자치단체는 227곳 중 168곳(74.0%)이 조례를 제정했다. 광역단체별 의회 보고 기준은 총사업비 20억원에서 100억원까지 5배 차이가 났으며 지방비 부담액을 별도 금액 기준으로 적용한 조례는 없었다.
10일 나라살림연구소의 '지방자치단체 공모사업 관리 조례 비교분석'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공모사업 관리 조례를 제정한 광역단체는 조사 대상 16곳 중 10곳(62.5%)으로 집계됐다. 연구소는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명칭에 '공모사업'이 포함된 자치법규를 조사하고 광역단체 조례 10개의 관리 대상과 의회 보고, 사전검토 및 사후관리 규정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공모사업 신청과 선정 과정에 대한 관리 규정은 마련돼 있지만 사업 종료 이후 발생하는 운영비와 유지관리비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체계는 미흡했다. 의회 보고 대상과 시점도 지자체마다 달라 공모사업에 따른 재정부담을 사전에 확인하는 수준에 차이가 있었다.
법정 심사 기준 100억·40억…소규모 사업 관리 공백
현행 법령은 일정 규모 이상의 공모사업에 대해 재정영향평가와 투자심사를 규정하고 있다. 다만 심사 대상과 시점이 달라 모든 공모사업의 재정부담을 사전에 확인하기는 어렵다.
지방재정법 제27조의6과 시행령 제35조의5에 따른 재정영향평가는 총사업비 100억원 이상이면서 지방재정 부담이 50억원 이상인 공모사업을 대상으로 한다. 해당 사업은 공모 신청 전에 재정영향을 평가받아야 한다.
시·도 투자심사는 이전재원을 포함한 총사업비 40억원 이상 사업에 적용된다. 그러나 공모사업 선정 이후 예산안 편성 전 단계에서 심사가 진행돼 사업 신청 자체에 대한 사전 통제와는 차이가 있다.
총사업비가 법정 심사 기준에 미치지 않더라도 지방비를 반드시 부담해야 하거나 사업 완료 후 운영인력과 시설 유지비가 계속 발생하는 사업은 재정 부담이 누적될 수 있다. 특히 초기 사업비의 상당 부분을 국비로 지원받더라도 준공 이후 운영비를 지자체가 부담하는 경우에는 장기적인 재정지출 규모가 달라진다.
정부의 국고보조금 규모도 확대됐다. 본예산 기준 국고보조금은 2016년 60조3000억원에서 올해 125조7000억원으로 약 2.1배 증가했다. 다만 법정 보조사업과 민간 보조사업 등이 포함된 금액으로 공모사업 규모 자체가 같은 비율로 늘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의회 보고 기준 최대 5배 차이…경남은 관련 조문 없어
공모사업 신청 전에 지방의회 보고를 규정한 광역단체는 경기, 경북, 전북, 충북, 세종, 전남광주, 제주 등 7곳이었다. 부산은 예산편성 이전까지 보고하도록 했으며 대전은 연 1회 사후 보고만 규정했다. 경남은 의회 보고 조문 자체가 없었다.
의회 보고 대상이 되는 총사업비 기준도 지역별로 달랐다. 부산과 세종은 20억원, 충북·전남광주·제주는 50억원, 경기·경북·전북은 100억원 이상 사업을 대상으로 정했다.
국비 보조율을 70%로 가정하면 총사업비 20억원 사업의 지방비 부담은 6억원, 50억원 사업은 15억원, 100억원 사업은 30억원이다. 조례별 보고 기준을 지방비 부담액으로 단순 환산하면 최소 6억원에서 최대 30억원까지 차이가 발생한다.
올해 본예산 대비 의회 보고 기준의 비율도 부산 0.011%, 세종 0.096%, 충북 0.065%, 제주 0.064%, 경기 0.025%, 경북 0.071%, 전북 0.098%로 나타났다. 부산과 전북의 차이는 약 8.9배다.
경남과 경북의 사례에서는 의회 보고 규정의 차이가 두드러진다. 경남의 2026년 본예산은 14조2851억원으로 경북의 14조363억원보다 많지만 경남에는 의회 보고 조문이 없다. 반면 경북은 총사업비 100억원 이상 공모사업을 신청 전에 의회에 보고하도록 규정했다.
사전 보고를 규정한 7곳 모두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예산편성 이전까지 보고할 수 있도록 예외를 뒀다. 또한 부산·경북·전북·충북·전남광주 등 5곳은 지방비 부담 없이는 추진할 수 없는 사업을 보고 대상으로 규정해 적용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해석의 여지가 발생할 수 있다.
보고할 자료의 구체적인 내용도 대부분 명시하지 않았다. 제주도만 공모신청 내용의 제출을 규정했으며 나머지 조례에는 의회가 확인해야 할 사업비와 지방비 부담, 향후 운영비 등의 세부 항목이 마련되지 않았다.
운영비 검토 규정 6곳…선정 이후 성과평가 의무는 충북뿐
공모사업 신청 전 검토 절차는 조례를 제정한 광역단체 10곳 모두 규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속적인 재원 부담이나 운영·유지관리 비용을 검토 항목에 포함한 곳은 부산·경남·경북·충북·전남광주·대전 등 6곳에 그쳤다.
경기·세종·제주는 사후 재정부담에 관한 검토 항목이 없었고 전북은 세부 항목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다. 운영비를 어느 기간까지 추산하고 인건비와 시설 유지비 등을 어떤 방식으로 계산할지 명시한 조례도 없었다.
사업 선정 이후의 관리 규정은 더욱 제한적이었다. 성과평가를 의무화한 광역단체는 충북 1곳뿐이었다. 사업 포기와 축소·변경, 보조금 반납 절차를 구체적으로 규정한 조례는 없었다.
대전은 총사업비나 지방비 비율이 변경될 경우 총괄부서와 협의하도록 했지만 사업 종료 후 실제 운영비와 최초 추계액을 비교하도록 하는 규정은 마련하지 않았다.
성과 공개 역시 제한적이었다. 세종은 연 1회 누리집을 통한 공표를 규정했으며 부산은 평가 결과를 공개할 수 있도록 임의 규정을 뒀다. 다른 광역단체에서는 사업 종료 이후 성과를 정기적으로 공개하도록 하는 조문이 확인되지 않았다.
반면 공모사업 유치에 대한 포상 규정은 10곳 중 9곳에 마련돼 있었다. 이 가운데 8곳은 사업 규모와 유치 기여도 등을 평가 기준으로 삼았으며 경남은 도정 발전에 현저한 공로가 있는 경우를 포상 대상으로 정했다. 사업 선정과 재원 확보에 대한 보상 규정이 사후 성과관리보다 폭넓게 마련된 셈이다.
기초자치단체의 조례 제정률에서도 지역별 격차가 나타났다. 전북과 경남은 100%, 충남은 93.3%에 달했지만 서울은 40.0%, 경북은 59.1%에 머물렀다. 서울시의 경우 2023년 6월 관련 조례안이 상임위원회에 회부됐으나 심사가 보류된 뒤 2026년 7월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공통적인 특징은 공모사업 선정 이전의 절차적 관리에 비해 선정 이후 발생하는 재정부담을 확인하는 규정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특히 운영비 추계 기간과 비용 산정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사업 신청 당시 예상한 재정부담이 실제 집행 과정에서 얼마나 달라졌는지 확인할 제도적 근거가 제한적이다.
다만 이번 분석은 조례의 규정 내용을 비교한 것으로 각 지자체가 실제로 공모사업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까지 조사한 것은 아니다.
연구소는 "사전검토와 의회 보고 자료에 종료 후 5년 등 추계 기간, 비용 항목, 연차별 지방비 부담을 담는 서식을 규칙이나 지침으로 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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