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시 2024결산 上] 1488억 멈춰선 구리시⸱⸱⸱빚 갚느라 '미래 자산' 209억 증발

김지수 기자

kds7@biznews.or.kr | 2025-08-15 23:20:04

집행률 84.8%⸱⸱⸱1488억 원 금고에 '방치'
'이월금 846억 > 순세계잉여금 575억' 역전 현상⸱⸱⸱"일을 못한 것" 의회 질타
부채 줄었지만 순자산 더 크게 감소⸱⸱⸱전형적 '축소 균형'
구리시의 2024회계연도 총세입은 9551억원, 총세출은 806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세입은 4.6%, 세출은 7.7% 각각 증가하며 재정 규모가 커졌으나 효율성의 척도인 집행률은 예산현액(9511억원) 대비 84.8%에 불과했다.

[예결신문=김지수⸱백도현 기자] 구리시가 작년 비효율적 예산 운용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예결신문이 구리시 2024회계연도 결산서를 분석한 결과 총세입 9551억원, 총세출은 806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세입은 4.6%, 세출은 7.7% 각각 증가하며 재정 규모가 커졌으나 효율성의 척도인 집행률은 예산현액(9511억원) 대비 84.8%에 불과했다. 이는 걷은 세금 중 1488억원(결산상 잉여금)이 적기에 투입되지 못하고 묶여 있었다는 의미다.

■ 순세계잉여금보다 많은 이월금 
잉여금 내역을 들여다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통상적으로 잉여금은 세수를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잡아 남는 '순세계잉여금'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2024년 구리시는 이월금이 846억원으로, 순세계잉여금(575억원)을 압도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월금이 순세계잉여금보다 270억원이나 많다는 것은 다시 말해 '해야 할 사업을 제때 하지 못해' 예산이 묶였다는 뜻이다. 실제로 갈매 복합커뮤니티센터나 전통시장 주차빌딩 같은 대형 인프라 사업들이 행정 절차 지연, 보상 협의 난항, 공정 관리 실패 등으로 줄줄이 멈춰섰다.

이는 예산 편성 단계에서의 타당성 검토가 부실했거나, 집행부의 사업 추진 역량이 현저히 떨어짐을 보여주는 지표다.

■ 외형은 건전 재정⸱⸱⸱잠재적 부채 증가 우려 
시 재무제표 분석 결과, 시는 '건전 재정' 아래 도시의 성장 잠재력을 떨어뜨린 것으로 나타났다. 시 총부채는 767억원으로 전년 대비 6.5%(53억원) 감소, 재정 건전성이 개선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상황은 정반대다. 부채가 줄어든 폭보다 순자산 감소 폭(-209억 원)이 4배 가까이 크다.

순자산 축소는 도로, 공원, 청사 등 시가 보유한 사회기반시설의 감가상각에도 이를 보완하거나 대체할 신규 투자가 멈췄다는 의미다. 건전 재정을 위해 투자를 줄이는 '축소 균형' 상태로 향후 인프라 복구를 위해 더 큰 비용을 치러야 할 '잠재적 부채'는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출처=구리시

■ '미수납액' 393억⸱⸱⸱세입 관리 '허점'
세입 관리에서도 허점이 드러났다. 미수납액은 총 393억원에 달한다. 이는 시 전체 세입의 약 4.1%에 해당하는 규모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내역을 뜯어보면 납세 태만으로 인한 미수납액이 253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또한 징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포기한 '불납결손(정리보류)' 액수도 29억원이다. 자체 수입 비율(재정자립도)이 27.1%에 불과한 시가 정작 걷어야 할 400억원 가까운 돈은 놓치고 있다. 강력한 징수 시스템 가동 없이 "예산이 부족하다"고 호소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 복지 예산 41.7%⸱⸱⸱'경직성' 숙제
세출 구조를 기능별로 보면, 사회복지 분야가 2999억원으로 전체 일반회계의 41.7%를 차지한다. 기초연금, 아동수당, 생계급여 등 법적으로 반드시 지출해야 하는 의무 지출이 재정의 절반을 차지한다.

문제는 이러한 경직성 경비 비중이 높을수록 지자체장이 재량껏 지역 특성에 맞게 쓸 수 있는 가용 재원은 쪼그라든다. 복지 예산은 매년 자연 증가하는 반면, 자체 수입은 정체되다 보니 도시 개발이나 교통망 확충에 투입할 여력은 갈수록 줄어든다.

여기에 846억원의 이월금까지 더해져 실제 현장에서 체감하는 재정 운용의 폭은 더욱 좁을 수밖에 없다. '복지 고정비'와 '투자 부진'의 동시 해결이 시의 고민거리가 됐다.

지방재정학회 한 위원은 "지자체 결산에서 가장 나쁜 신호는 순세계잉여금보다 이월금이 더 많은 경우"라며 "빚을 갚아 부채 비율을 낮추는 '치적 쌓기'보다 노후 인프라를 교체하는 '실질적 투자'가 더 시급한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구리시의회 관계자 역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드러난 집행부의 안일함을 지적했다. 그는 "의회에서 승인해 준 예산을 80%대밖에 쓰지 못하고 1500억원 가까이 남긴 것은 문제"라며 "특히 대형 사업들이 보상 문제나 행정 절차 지연으로 수년째 이월하는 것는 사실상 시민들에게 거짓말을 한 것과 다름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2편에서는 이 막대한 이월금과 불용액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에서 발생했는지, 그 현장을 검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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