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군 2026 예산분석] ㊦ 군의회, 이미지성 행사·방만한 SOC에 제동⸱⸱⸱93억 삭감

김대성 기자

kds7@biznews.or.kr | 2026-03-27 20:17:25

의미 없는 예산 소진, 실적 위주 행사 예산 논란
환경·SOC 분야 1377억 집중 편성⸱⸱⸱시설비 이월 및 불용 관리 부실 도마
18건 사업 93억 삭감, 예비비로 전액 전환
천군의 2026년도 일반 및 특별회계 세출 예산 규모는 전년 대비 16.6% 증가한 7807억원이다. 특정 복지 사업과 대규모 토목 사업에 자원이 집중된 가운데 연천군의회는 집행부의 관행적인 예산 편성을 정면으로 겨냥해 총 93억원의 예산을 삭감했다. 이는 예산 규모의 양적 팽창에만 매몰돼 사업의 실효성을 도외시한 집행부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일러스트=AI)

[예결신문=김대성 기자] 연천군의 2026년도 일반 및 특별회계 세출 예산 규모는 전년 대비 16.6% 증가한 7807억원이다. 특정 복지 사업과 대규모 토목 사업에 자원이 집중된 가운데 연천군의회는 집행부의 관행적인 예산 편성을 정면으로 겨냥해 총 93억원의 예산을 삭감했다. 이는 예산 규모의 양적 팽창에만 매몰돼 사업의 실효성을 도외시한 집행부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전시성 행정의 고리 끊기⸱⸱⸱의회, 18건 사업 '삭감 칼날'
27일 연천군의 2026년 예산서를 분석한 결과 군의회 예결위는 일반회계 17건(53억4300만원)과 특별회계 1건(40억원)을 삭감해 전액 예비비로 편성했다. 삭감된 예산의 면면을 살펴보면 대부분 기대 효과가 불분명한 민간 행사 보조금이나 선심성 보조금 성격이 강했다.

특히 행정담당관 소관의 각종 공유회 및 홍보 관련 예산이 집중 삭감 대상이 됐다. 이는 지자체가 '도비 매칭'이라는 명분만으로 사업 타당성 검토 없이 편성한 사업들이 의회의 현미경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결과다. 삭감액 전액이 예비비로 증액된 것은 집행부가 제출한 사업들이 긴급성이나 주민 체감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의회의 판단이 반영된 조치다.

"예산 소진 목적의 이미지성 행사 전면 재검토해야"
의회 심사 과정에서 가장 날카로운 지적은 행정담당관 소관 예산에서 나왔다. 박영철 의원은 집행의 내실을 기하기보다 '이미지 제고'와 '예산 소진'에 급급한 행정의 고질적 병폐를 질타했다.

박 의원은 "실질적으로 예산 타서 그냥 뭐 적당히 넘어가는 그런 이미지, 그런 행사 그런 것 이상을 바라볼 수가 없다"며 "의미를 찾아보려고 했는데 그런 게 부재하다"며 집행부의 방만한 운영을 꼬집었다.

이어 "행사 할 때마다 가 보면 이렇다. 예산을 효과적으로 썼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이 사업은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하며 도비 지원이라는 이유로 관행적으로 추진되던 각종 축제와 행사에 대한 군민의 냉정한 시각을 대변했다.

1300억대 환경·SOC 사업⸱⸱⸱'시설비 이월' 리스크 관리 부실
환경 보호와 SOC 확충 분야에는 각각 1377억원(19.1%)과 553억원(7.6%)의 대규모 예산이 배정됐다. 주요 사업으로는 연천 하수도정비 중점관리지역 개선사업(252억원), 내산마을 하수도 신설사업(60억원), 도로 개설 및 대중교통 활성화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대규모 시설비 투입에도 불구하고 이를 적기에 집행할 구체적인 공정 관리 대책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의 기금 성과 분석 자료에 따르면 시설비가 편성만 되고 실제 현장에는 투입되지 않는 구조적 결함이 나타나 낮은 사업비 집행률을 나타냈다. 

시설비를 편성해놓고 설계 지연이나 보상 문제로 실제 집행이 미뤄지면서 발생하는 '시설비 이월'과 이로 인한 순세계잉여금 과다 발생은 군 재정 운영의 고질적인 병폐로 남았다.

출처: 연천군 2026년 세입세출 예산서 및 연천군의회 회의록 재구성

특별회계 잉여금 누락 및 기금 운용의 폐쇄성
특별회계의 폐쇄적인 예산 편성 방식과 투명성 결여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하수도사업공기업특별회계의 경우 전년도 순세계잉여금이 발생했음에도 이를 세입 추계에 정확히 반영하지 않고 누락시킨 행태가 포착됐다. 이는 지자체가 잉여금을 임의로 운용하거나 의회의 감시를 피하기 위한 편법으로 활용될 우려가 크다.

또한, 기금의 사업비 편성 비율이 16%로 유형 평균(20%)보다 낮다는 점은, 기금이 주민 복리 증진이라는 본연의 목적보다 일반회계의 재원 부족을 메우는 자금 조달 창구로 전락했음을 방증한다. 기금 수익의 타 회계 의존율이 높은 상황에서 사업비 집행마저 저조한 것은 재정 자원의 효율적 배분에 실패했다는 의미다.

재정 건전성 확보 위한 집행부의 인식 변화 시급
의회의 이 같은 지적에 행정담당관은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며 사업의 전면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했다. 군은 올 한 해 800억원대 대규모 복지 사업의 안착과 377억원에 달하는 지방채 리스크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의회는 "집행부는  규모 확장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내실 있는 운영'을 통해 단 1원의 예산도 낭비되지 않도록 집행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정자립도가 13%대로 추락한 상황에서 관행적인 전시성 행정과 불투명한 회계 처리는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 출처
• 제298회 연천군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4차, 9차 회의록
• 2026년도 일반 및 특별회계 세입 세출 예산서

예결신문 / 김대성 기자 kds7@biz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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