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그룹, STX건설 '무한 수혈'⸱⸱⸱건설업 한파에 '계열사 동반 리스크' 번지나
백도현 기자
livekmin@hanmail.net | 2025-02-27 23:37:51
HMM 주식담보부터 유상증자까지 총동원⸱⸱⸱'아산 개발', 반전 카드 될까
[예결신문=백도현 기자] SM그룹 계열사 STX건설이 장기화되는 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 경영난을 겪으며 그룹의 '자금 블랙홀'이 되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현재까지 그룹 차원에서 수혈된 자금만 330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지주사 격인 삼라와 삼라마이다스가 전방위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재무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계열사 전반으로 리스크가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유상증자부터 주식담보 대출까지…계열사 동원한 '전방위 수혈'
27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STX건설은 올해 1월 초 삼라마이다스를 대상으로 7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삼라마이다스가 STX건설의 지분 100%를 보유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모기업이 자회사의 운영자금을 직접 지원한 셈이다.
그룹의 지원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유상증자 후 열흘도 되지 않아 STX건설산업이 보유 중인 HMM(구 현대상선) 주식 40만 주를 담보로 다시 75억6000만원을 지원했다. STX건설은 이 과정에서 연 3.5%의 수수료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자금을 확보했다.
주목할 점은 그룹 지주사인 삼라와 삼라마이다스가 자금줄 역할을 전담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라는 올해 1월 STX건설이 STX건설산업으로부터 25억원을 차입할 당시에도 SM인더스트리 보통주 10만여 주를 제3자 담보로 제공하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지난해에는 경남기업(60억원), 신촌역사(20억원) 등 주요 계열사들이 총동원돼 STX건설의 버팀목 역할을 자처했다.
■ 부채비율 10배 폭등…회생절차 졸업 1년 만에 다시 '늪'으로
SM그룹이 2022년 회생절차 중이던 STX건설을 인수했을 당시만 해도 건설 부문 포트폴리오 강화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실제 STX건설은 그해 11월 회생절차를 졸업하며 재기 가능성을 보였으나 1년 만에 다시 재무적 위기에 직면했다.
2023년 별도 기준 STX건설의 실적은 처참한 수준이다. 매출액은 83억4900만원으로 전년 대비 22.3%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40억원을 기록했다. 가장 큰 문제는 급등한 부채비율이다. 2022년 134.4%였던 부채비율은 1년 새 1251.6%로 약 10배 가까이 폭등했다. 차입금 의존도 역시 9.6%에서 52.2%로 수직 상승하며 독자 생존이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
■ '아산 개발' 신규 사업 추진이 승부수…전문가 "내부거래 리스크 주의해야"
SM그룹 측은 이번 자금 지원이 단순한 운영자금 충당을 넘어 신규 사업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그룹 관계자는 "충남 아산 부지 매입 후 개발 등 신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운영자금 확보 차원에서 계열사 지원을 받은 것"이라며 향후 개발 사업을 통한 경영 정상화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시장의 시각은 신중하다. 건설업황 전반이 고금리와 미분양 리스크로 얼어붙은 상황에서 특정 개발 사업에 의존한 회생 전략은 불확실성이 크다. 특히 계열사 간 잦은 자금 대여와 담보 제공은 향후 그룹 전반의 신용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전문위원은 "계열사 간 자금 지원은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를 넘기는 데 효과적일 수 있지만, 부실 기업을 살리기 위한 과도한 수혈은 지원 주체의 재무 건전성까지 해칠 수 있다"며 "특히 지주사 지분이 높은 계열사를 동원한 지원은 주주 가치 훼손 및 내부거래 공정성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므로 투명한 집행과 신속한 사업 성과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SM그룹 관계자는 "충남 아산 부지 매입 후 개발 등 신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계열사를 통해 자금 지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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