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 극적 타결···합의 평가 온도 차, 왜?
백도현 기자
| 2025-05-13 21:48:27
[예결신문=백도현 기자] 미-중이 극단으로 치달은 무역 관세전쟁이 '서프라이즈' 합의로 일단 마무리되는 분위기이지만 뒷맛은 개운치 않다. 두 정부가 공개한 합의 평가가 미묘한 온도 차를 나타내고 있어서다.
지난 1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미국은 90일간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관세 145%를 30%로 인하하고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부과한 관세 125%를 10%로 인하하는 것에 동의했다.
미국은 90일간의 관세 유예 기간을 통해 자국 내 물가 안정과 시장 개방 확대를 노리는 반면, 중국은 핵심 광물 수출 통제를 강화하며 장기적인 기술 자립화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일종의 '휴전'인 셈이다. 미국은 물가불안을, 중국은 생산기지 붕괴를 더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결과다. 8월 중순까지 얼마나 실효적 협상을 하느냐가 관건이다.
■ '펜타닐 통제' vs '시장 개방'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펜타닐 원료 공급 차단을 주요 성과로 내세우고 있다. 펜타닐은 미국 내 마약 사망 사고의 주원인으로 지목되며 미국이 부과한 관세 중 20%가 '펜타닐 관세'로 명명될 만큼 중대한 사안이다.
또한, 미국은 "핵심 광물과 관련한 채굴, 제련, 가공, 운송, 제조, 판매, 수출 모든 단계에서 정부 주요 부처와 협력해 진행해야 한다"고 언급했으며 특히 "제3국으로 운반하기 위한 우회 수출을 강력하게 처벌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은 이번 협상에 왕샤오훙 공안부장을 파견하며 이례적으로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실제 시장 개방에 대한 구체적인 문서화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KB증권은 14일 보고서에서 "중국은 펜타닐 공급 차단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번 합의에서 추가적인 진전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중국 시장 개방 역시 문서로 확정된 바가 없으며, 이는 미국 측의 필요에 의한 정치적 홍보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절하했다.
■ 중국의 자원 무기화 및 기술 자립 전략
중국은 관세 인하에 합의하면서도 동시에 전략적 자산 관리를 강화하는 이중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 언론은 미-중 갈등의 장기성과 복잡성을 강조하며 감정적 대응 대신 이성적인 판단을 주문했다.
특히 공동성명 발표 당일 중국 정부가 공개한 '광물 수출 통제 강화 방안'은 향후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해당 방안은 채굴부터 제련, 가공, 수출에 이르는 전 과정을 정부 부처가 통합 관리하고, 제3국을 통한 우회 수출을 엄격히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허리펑 중국 부총리는 이번 협상을 주도한 허리펑 부총리를 통해 '평등한 협상'이었음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국가 원수가 직접 나서지 않은 상태에서 관세 인하를 끌어낸 것은 제조업 타격을 피하기 위한 실리적 선택"이라며 "향후 첨단 기술 영역에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며, 중국은 기술주 중심의 자생력 확보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시장 전망 및 경제적 파급 효과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합의가 단기적인 시장 반등을 이끌 수 있으나, 근본적인 갈등 해소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한다. 관세 인하로 인해 중국 정부의 재정 정책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반면 내수 경기의 회복 흐름과 기술주 중심의 상승세는 유효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8월 중순까지 이어질 후속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요구할 농산물 및 자동차 시장의 실질적 개방 수위가 향후 무역 관계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KB증권은 "미중 간 관세 인하 발표로 중국 정부의 재정정책이 약화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단기 시장 상승을 제약할 수 있다"면서도 "회복 흐름을 보이는 내수경기와 무역협상에도 불구하고 첨단기술 영역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아 항셍테크지수, 과창판 등 기술주 주도의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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