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M '2년 연속 흑자'의 이면⸱⸱⸱영업이익 87% 급락 속 대리점 홀대론 '술렁'

백도현 기자

| 2025-03-07 22:10:15


KG모빌리티(KGM)가 지난해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90% 가까이 급락하며 수익성 악화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해외 수출 호조를 앞세운 '곽재선 매직'이 외형 성장을 이끌었지만, 내부적으로는 극한의 비용 절감에 따른 국내 대리점과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일러스트=AI)

[예결신문=신세린 기자] KG모빌리티(KGM)가 지난해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90% 가까이 급락하며 수익성 악화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해외 수출 호조를 앞세운 '곽재선 매직'이 외형 성장을 이끌었지만, 내부적으로는 극한의 비용 절감에 따른 국내 대리점과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KGM의 지난해 매출액은 3조9050억원으로 전년(3조7363억원) 대비 4.5% 증가했다. 하지만 내실은 달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5억원에서 15억원으로 87.6%나 폭락했다. 수익성이 낮은 중국산 배터리 채택 등 원가 절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수익 지표는 고꾸라진 셈이다.

판매 실적의 양극화도 뚜렷하다. 지난해 KGM의 총 판매량은 10만9424대로 전년 대비 5.7% 감소했다. 특히 내수 판매는 4만7046대에 그쳐 전년(6만3345대) 대비 25.7% 급감했다. 반면 수출은 6만2318대를 기록, 전년(5만2574대) 대비 18.5% 성장했다. 내수 시장의 부진을 수출로 메우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 '허리띠 졸라매기'로 일궈낸 흑자…판관비 500억 감축
KGM이 이익 급락에서도 2년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대대적인 비용 절감이 있었다. 별도 기준 지난해 3분기 누적 판매관리비(판관비)는 2230억원으로 전년 동기(3043억원) 대비 약 813억원이 줄었다.

연간 전체 판관비는 약 3441억원으로 추정되며 이는 전년(3949억원) 대비 500억원 이상 축소된 규모다. 광고비, 급여, 판매보증비 등 전 영역에서 비용을 줄였으며 특히 국내 대리점에 지급하는 판매수수료를 200억원 이상 감축한 것이 실적 방어의 핵심 요인으로 분석된다.

곽재선 회장은 2022년 쌍용자동차 인수 이후 유럽, 중남미, 튀르키예 등 해외 시장 개척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2004년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흑자를 달성하고 10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곽재선식 경영 혁신'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의 이면에는 국내 영업 현장의 희생이 강요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대리점주 A씨는 "곽 회장 취임 이후 판매 수당(시책)이 과거 쌍용차 시절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며 "해외 판매에만 화력을 집중하다 보니 국내 고객의 출고 대기 시간은 늘어나고, 대리점주들은 수익 악화로 인해 폐업하거나 영업사원으로 전락하는 등 갑질에 가까운 홀대를 당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 이달 KGM의 판촉 행사를 보면 티볼리, 코란도, 액티언 등 대부분의 모델이 지난해 생산된 ‘재고 차량’ 처리에 집중돼 신규 판매를 통한 대리점의 수익 구조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산업 전문가들은 KGM의 현재 실적 구조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이호근 교수는 "수출 시장 확대는 고무적이지만, 내수 기반이 무너진 상태에서의 흑자 구조는 모래 위의 성과 같다. 특히 대리점 수수료와 마케팅 비용을 깎아 영업이익을 맞추는 방식은 단기적인 재무제표 개선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영업 네트워크의 붕괴와 브랜드 충성도 하락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비용 절감이 아닌 혁신적인 신차 라인업을 통한 본질적인 수익성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고도 했다.

한 공정거래 전문 변호사는 "대리점 수수료의 급격한 인하와 물량 배정의 차별적 행위는 공정거래법상 '거래상 지위 남용'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파트너와의 신뢰 구축이라는 ESG 경영의 기본을 되새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KGM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 감소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초기 투자 비용과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한 마케팅 강화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며 "특히 내수 시장의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수출 판로를 다변화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비용 발생이 있었으나, 이는 장기적인 생존과 성장을 위한 체질 개선의 과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대리점 수수료 정책 조정 역시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효율적인 판매망 운영을 위한 고심 어린 결단이었다"며 "향후 수출 물량의 안정적 확보와 신차 라인업 확대를 통해 국내 파트너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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