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美 25% 관세 폭풍에 갈리는 車 산업 명암⸱⸱⸱완성차 '현지화' vs 부품사 '재무악화'
백도현 기자
| 2025-07-06 20:59:31
부품업계 영업이익률 5% 미만 하락하며 관세 비용 흡수 여력 상실 및 신용도 급락
한온시스템 순차입금 비율 4.8배 기록 등 전동화 전환 투자 부담에 따른 재무 경고등
[예결신문=백도현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4월부터 미국 수입 자동차와 핵심 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수년간 이어온 북미 수출 공급망의 안정성이 와해되고 있다. 완성차 기업은 대규모 현지 투자와 프리미엄 모델 전략으로 대응에 나선 반면 협상력이 약한 부품업체들은 실적 악화와 재무 불안이 겹치며 부실의 골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 완성차, 현지 생산 비중 70% 목표로 관세 리스크 정면 돌파
현대차와 기아는 올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총 365만 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0.9% 성장했다. 판매량 증가세는 둔화했으나 평균판매단가(ASP) 상승과 제네시스·SUV 중심의 고부가 차량 판매 확대, 환율 효과가 맞물려 9.9%라는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했다.
그러나 미국 시장 매출 비중이 40%를 상회하는 사업 구조상 25% 관세 부과는 부담이다. 작년 기준 미국 판매량 171만 대 중 약 67%가 한국과 멕시코 등 관세 적용 지역에서 생산된 물량이다. 특히 기아는 전체 80만 대 중 53만 대(66%)가 관세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미국 현지에 21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단행, 생산 능력을 121만 대까지 끌어올리는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이는 작년 미국 판매량의 70%를 현지 생산으로 충당할 수 있는 규모로, 관세 장벽을 우회하기 위한 필연적 선택으로 보인다.
■ 부품업계, 관세 상승분 떠안아⸱⸱⸱신용등급 하향 도미노
완성차 업체의 방어 전략과 달리 자동차 부품사들은 경영 위기에 놓였다. 완성차의 관세 부담이 공급망으로 전가될 경우, 영업이익률이 5% 미만인 부품사들은 이를 방어할 능력이 부재하다. 실제로 아진산업, 서진캠 등은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전환됐으며, 알루미늄 휠 제조업체 핸즈코퍼레이션은 B등급에서 B-로 하향 조정됐다.
이 같은 신용 악화는 전동화 전환을 위한 설비투자(CAPEX) 증가와 친환경차 부품 기술 개발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부품업계 전반의 순차입금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한 중소 협력사부터 재무 지표가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 한온시스템, 대주주 변경에도 재무 구조 개선 난항
전기차 핵심 부품사인 한온시스템은 업계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AA- 등급임에도 '부정적' 전망이 붙은 배경에는 실적 불안정과 과중한 채무 부담이 자리한다. 1분기 기준 한온시스템의 '순차입금/(EBITDA-배당금)' 비율은 4.8배에 달해 신용등급 하향 검토 기준선을 넘어섰다.
올해 최대주주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로 변경되며 재무적 지원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고객사 주문 감소와 일회성 비용 증가가 발목을 잡았다. 다만 한국타이어가 마이너스(-) 순차입금 상태의 우수한 재무 구조를 보유한 만큼, 향후 이 자금력이 한온시스템의 구조개선과 고정비 부담 완화에 투입될 수 있을지가 시장의 관건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친환경차 판매는 전체의 20%를 넘어서는 등 성장세가 뚜렷하다. 기아 EV3가 유럽 시장에서 상위권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이는 부품사들에 '수익 압박'이되고 있다. 부품사가 친환경차 전용 라인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선투자 자금이 곧바로 이익으로 연결되지 않아서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현지 생산 확대는 관세 방어에 효과적이나, 해외 동반 진출 여력이 없는 하부 부품사들은 가동률 저하와 재무 구조 악화라는 이중고를 겪게 된다"며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중소 부품사에 대한 R&D 공동화와 재무 지원 프로그램 등 실효성 있는 상생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는 글로벌 전략으로 고비를 넘기려 하지만, 협상력이 없는 부품사는 대책 없는 비용 전가와 신용 하락의 악순환에 빠져 있다"며 "지금은 산업 차원의 재무 지원과 함께 수출 다변화를 위한 정책적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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