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기술 패권 전쟁의 그림자②] '공급 과잉' 공습에 '기술 안보 딜레마'⸱⸱⸱중국발 파도에 흔들리는 K-산업

신세린 기자

beluga23@naver.com | 2024-11-30 20:59:35

한국 첨단산업의 경쟁력을 3년 연속 추월한 중국의 광폭 행보는 단순히 기술 추격을 넘어 '공급 과잉'이라는 파도를 드리우며 한국 산업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미·중 기술 패권 전쟁까지 겹치면서 한국 기업들은 '수익성 악화'와 '기술 안보 딜레마'의 이중고 속에 구조적인 위기에 직면했다. (일러스트=AI)

[예결신문=신세린 기자] 한국 첨단산업의 경쟁력을 3년 연속 추월한 중국의 광폭 행보는 단순히 기술 추격을 넘어 '공급 과잉'이라는 파도를 드리우며 한국 산업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미·중 기술 패권 전쟁까지 겹치면서 한국 기업들은 '수익성 악화'와 '기술 안보 딜레마'의 이중고 속에 구조적인 위기에 직면했다.

■ 중국의 '묻지마 투자' 후폭풍... K-산업의 수익성 붕괴
중국이 국가 전략산업에 막대한 자본과 보조금을 투입하면서 나타난 가장 큰 부작용은 '공급 과잉'이다.

저가 출혈 경쟁: 철강, 석유화학과 같은 전통 제조업뿐만 아니라 전기차, 이차전지, 태양광 등 미래 신산업에서 중국 기업들은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고 생산 역량을 급격히 키웠다. 내수 침체로 남은 물량은 해외 시장에 낮은 가격으로 밀어내며 한국 기업들에게 '저가 출혈 경쟁'을 강요하고 있다.

산업 붕괴 위협: 업계에서는 "중국발 공급과잉이 국내 주요 산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며 국내 기업의 신용 위험 증가를 경고했다. 실제로 국내 철강 및 석유화학 기업들은 중국산 저가 수입 급증으로 인해 선재 공장을 폐쇄하거나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등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 미·중 갈등의 틈바구니⸱⸱⸱'샌드위치' 신세
중국의 기술 굴기가 강화될수록 미국과의 기술 패권 전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한국은 이 양강 체제 속에서 위치가 점점 좁아지는 '샌드위치' 신세가 되고 있다.

이중 압박 강화: 한경협 조사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기술 경쟁력은 한국(100)을 기준으로 미국은 107.2, 중국은 102.2 수준이다. 하지만 오는 2030년에는 미국 112.9, 중국 112.3으로 양국 모두 한국을 압도할 것으로 예측됐다. 미국은 핵심 기술과 브랜드에서, 중국은 가격과 생산성에서 우위를 확장하며 한국에 대한 '이중 압박'이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술 안보의 압박: 남석우 삼성전자 사장은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과 각국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우리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위기감을 표출했다. 한국은 미국 주도의 공급망 참여 압박과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 시장 봉쇄 위험 사이에서 전략적 유연성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

■ "초격차 확보만이 해법⸱⸱⸱'불이 꺼지지 않는 연구소' 시스템 구축해야"
한국 산업이 중국발 공급 과잉과 미·중 갈등의 파고를 헤쳐나가기 위한 해법으로 전문가들은 '초격차 기술 확보'와 '유연한 산업 환경'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백서인 ERICA 글로벌문화통상학부 교수는 "중국은 '불이 꺼지지 않는 연구소(사람)'와 '불이 꺼진 채 돌아가는 공장(로봇)'에 미래를 걸고 있다"며 "중국의 높은 생산성은 규제 완화에서 비롯된 만큼, 한국도 유연한 산업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장규 텔레칩스 대표 역시 "지금 반도체 산업 경쟁은 상당히 위협적이고 심각한 상황"이라며 기업들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차별화된 전략과 기술 자립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촉구했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의 저가 공세에 맞서기 위해서는 기술의 질적 차별화와 함께 정부가 과감한 규제 혁신과 R&D 지원 확대를 통해 공급망 재편에 대비하는 맞춤형 지원을 펼쳐야만 첨단산업 주도권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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