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인도공장 파업에 1억불 손실···노조 탄압 논란 ‘도마 위’

백도현 기자

| 2024-10-30 20:52:26

최근 인도 남부 가전 공장에서 발생한 장기 파업으로 약 1억 달러(한화 약 1300억 원) 규모의 생산 차질을 빚은 것으로 확인됐다. 주 정부의 중재로 파업은 일단락됐으나, 노조 인정 등 핵심 쟁점을 둘러싼 노사 간 이견은 여전해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일러스트=AI)

[예결신문=백도현 기자] 삼성전자가 최근 인도 남부 가전 공장에서 발생한 장기 파업으로 약 1억 달러(한화 약 1300억원) 규모의 생산 차질을 빚은 것으로 확인됐다. 주 정부의 중재로 파업은 일단락됐으나, 노조 인정 등 핵심 쟁점을 둘러싼 노사 간 이견은 여전해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30일(현지시각) 인도 현지 매체 '더 위크(The Week)'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 인도법인은 지난 22일 마드라스 고등법원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노동자 파업으로 인해 약 1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번 파업은 인도 타밀나두주 첸나이 인근에 위치한 삼성전자 스리페룸부두르 가전 공장에서 발생했다. 전체 노동자 1800여 명 중 약 1200명이 참여했으며, 지난달 9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총 37일간 이어졌다. 해당 공장은 삼성전자 인도 연간 매출(약 120억 달러)의 3분의 1 수준인 40억 달러를 담당하는 핵심 생산 기지다.

파업을 주도한 '삼성인도노동조합(SIWU)' 측은 ▲현행 월 2만 5000루피(약 41만 원) 수준인 임금을 3만 6000루피(약 58만원)로 인상 ▲일 8시간 근무 준수 ▲근로 환경 개선 ▲노동조합 정식 인정 등을 요구했다.

노조 측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을 10~15초마다 완성해야 하는 등 업무 강도가 높고 근로 환경이 안전하지 않다"며 처우 개선을 촉구했다. 또한 사측이 노조 탈퇴를 종용하는 등 부당 노동 행위를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삼성전자 측은 노조 이름에 '삼성'을 사용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며 맞서왔다.

장기화하던 파업은 타밀나두주 정부의 중재로 지난 15일 노사가 합의점을 찾으며 일단 종료됐다. 양측은 ▲파업 노동자의 즉시 업무 복귀 ▲사측의 보복 조치 금지 ▲노동자의 회사 이익 저해 행위 금지 등의 조건에 합의하고,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법원의 판단을 따르기로 했다.

다음 법원 심리는 내달 11일로 예정됐다. 다만 타밀나두주 노동복지부 장관이 "노동자들의 요구를 들어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어 향후 협상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지 노동자들과의 소통 과정에서 일부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많은 오해와 억측이 있지만 원만한 문제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업 중인 삼성전자 인도공장 노동자들 모습. 노동자들이 쓰러진 한 동료를 병원에 이송하고 있다. (사진=The 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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