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토건 기획] 上 '골프 3부'라더니 결국 '삼부토건'⸱⸱⸱수백억대 주가조작 정황

백도현 기자

| 2025-03-04 20:25:34

금감원, 조성옥 전 회장 일가 등 10여 개 계좌서 100억대 차익 정황 확인
'이종호 단톡방' 메시지 현실로⸱⸱⸱5배 폭등 과정서 수상한 지분 매각 포착
전문가들 "거래소 보고서 제출 후 6개월 방치⸱⸱⸱금감원 늑장 조사가 의혹 키워"
자본시장의 근간을 흔드는 '권력형 주가조작' 의혹의 중심에 선 삼부토건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금융감독원은 삼부토건이 이른바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로 묶여 급등하는 과정에서 수백억 원대 규모의 주가조작이 이뤄졌다는 구체적인 정황을 포착, 수사에 나섰다. (일러스트=AI)

[예결신문=백도현 기자] 자본시장의 근간을 흔드는 '권력형 주가조작' 의혹의 중심에 선 삼부토건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부토건이 이른바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로 묶여 급등하는 과정에서 수백억 원대 규모의 주가조작이 이뤄졌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포착됐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기업의 주가 변동을 넘어 정치권과 자본시장의 어두운 연결고리를 시사한다는 점에서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금감원의 조사가 그동안의 소극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유의미한 수치를 확보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향후 수사로의 전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 '야간 골프' 변명에도 드러난 '체크' 메시지 실체
삼부토건을 둘러싼 의혹의 시작은 지난해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의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임성근 전 사단장 구명 로비의 핵심 인물들이 참여한 단체 대화방에서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는 지시가 발견되면서부터다.

당시 이 대화방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주범이자 김건희 여사의 계좌 관리인으로 지목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포함돼 의혹의 불씨를 지폈다. 사건 관계자들과 여권 일각에서는 이 메시지의 '삼부'가 야간 골프를 의미하는 '3부'라고 주장하며 방어했으나, 이는 곧 허구로 드러났다.

사건의 직접 당사자인 임성근 전 사단장은 국회 청문회와 증언 등을 통해 "국방부 골프장에는 3부(야간) 경기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공식 확인했다. 결국 '야간 골프'라는 해명은 주가조작의 실체를 가리기 위한 궁색한 변명이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 100억대 시세 차익⸱⸱⸱"우크라이나 재건은 '작전'의 무대였나"
실제 시장의 움직임은 '주식 부양'을 위해 정밀하게 설계된 듯 움직였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직후인 2023년 5월경부터 삼부토건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라는 대형 호재를 등에 업고 주가가 불과 수개월 만에 5배 이상 폭등했다.

최근 금감원이 포착한 정황에 따르면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과 그 가족, 그리고 조 전 회장 측으로부터 지분을 넘겨받은 최대주주 관련 법인 등 약 10여 개의 계좌가 주가 급등 시기에 집중적으로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고점에서 주식을 팔아치워 챙긴 시세 차익은 최소 1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시장 분석 전문가들은 이를 전형적인 '테마주 작전'의 패턴으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재건이라는 국가적 이슈를 이용해 주가를 띄우고 권력과 연결된 내부자들이 고점에서 물량을 털어내는 방식이다.

자료=예결신문

■ 전문가들 "금감원의 6개월 방치, 사실상 '골든타임' 놓쳤다"
금융 및 법조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의 실체 규명이 늦어진 이유로 금감원의 '늑장 대응'을 꼽는다. 한국거래소는 이미 지난해 10월 삼부토건의 이상 거래 징후를 담은 심리보고서를 금감원에 제출했다. 하지만 금감원이 유의미한 정황을 확인하기까지는 그로부터 6개월이 넘는 시간이 소요됐다.

자본시장 전문인 한 변호사는 "거래소의 심리보고서가 넘어온 시점에서 즉각적인 강제 수사나 집중 조사가 이뤄졌어야 했다"며 "반년이라는 시간은 증거 인멸이나 자금 세탁이 이뤄지기에 충분한 시간이며, 금융당국이 권력의 눈치를 보느라 수사의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금융 전문가는 "100억원대의 차익이 확인되었음에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확인해 줄 수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는 것은 시장 감시 기구로서의 직무유기에 가깝다"며 "이종호 전 대표라는 특정 인물이 도이치모터스에 이어 다시 등장한 시점에서 이는 이미 단순한 주가조작을 넘어선 사안"이라고 분석했다.

■ 정치권 '김건희 특검' 압박⸱⸱⸱"상습적 시장 유린 단죄해야"
정치권의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금감원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을 권력형 국정농단의 핵심으로 규정하고 '김건희 특검' 도입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골프 용어라고 우겼던 '삼부'는 결국 국민의 눈을 속이고 사익을 편취한 주가조작의 암호였음이 드러났다"며 "도이치모터스에 이어 삼부토건까지, 특정 세력이 자본시장을 상습적으로 유린하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와 여당은 이제라도 특검에 협조하여 윤석열-김건희 부부를 둘러싼 자본시장 농단의 전모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은 이제 금융당국의 조사를 넘어 검찰 수사와 특검 논의의 정점에 서게 됐다. 수백억원대의 수상한 거래와 그 배후에 도사린 권력의 그림자를 밝혀내는 것은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공정성을 회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다.

금감원이 '권력의 방패'라는 오명을 벗고 진정으로 시장 파수꾼의 역할을 다할 것인지, 아니면 또다시 '조사 중'이라는 명분 뒤에 숨을 것인지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제2편에서는 도이치모터스부터 이어진 이종호 전 대표의 행적과 삼부토건 사태가 가리키는 권력의 핵심부를 심층 취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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