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2026 예산분석] ㊦ 산업 비중 1.12%⸱⸱⸱첨단 미래 가기엔 '실탄' 부족, 개발은 '갈등'에 멈춰
김대성 기자
kds7@biznews.or.kr | 2026-03-24 20:16:31
공동주택 리모델링 기금도 '잠잠'⸱⸱⸱1기 신도시 정비 로드맵 부재 지적
집행부-의회 갈등에 킨텍스 S2부지 매각 등 주요 개발 자산 현금화 '난항'
[예결신문=김대성 기자] 고양시가 경제자유구역 지정과 자족도시 실현을 시정의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으나, 정작 이를 뒷받침할 2026년도 산업 관련 예산은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4일 예결신문이 고양시의 2026년도 예산서를 분석할 결과 일반회계 세출 2조8738억원 가운데 산업·중소기업 및 에너지 분야 예산은 323억원으로 전체의 1.12%에 불과했다. 시가 표방하는 '첨단 미래 산업 도시'로의 이행을 위한 동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도시 개발을 위한 핵심 기금들마저 목적을 잃고 잠긴 것으로 나타났다.
■ 220억 쌓인 정비기금, 실제 집행은 0.11%⸱⸱⸱'재정 완충재' 논란
시의 도시 개발 재정 운용에서 가장 심각한 대목은 '자금 잠김' 현상이다. 도시·주거환경정비기금의 2026년 말 예상 조성액은 220억원이 넘지만, 올해 지출 계획은 단 2500만원에 그쳤다. 기금 전체 규모의 0.11%만 실제 사업에 쓰이는 셈이다.
공동주택리모델링기금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20억4000만원의 재원이 확보됐음에도 지출은 120만원뿐이다. 이마저도 실제 리모델링 지원이 아닌 행정 운영비 성격의 시책추진업무추진비로 편성됐다. 1기 신도시 노후화 대응이 시급한 현안임에도 불구하고 확보된 기금을 현장에 투입할 구체적인 집행 설계가 실종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러한 기금의 '부동화'는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예탁 구조와 맞물려 있다. 시는 각 기금의 여유 재원을 통합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전체 기금의 77%인 5731억원을 통합계정에 묶어두고 있다. 이는 기금 본연의 목적 사업인 원도심 정비나 주거 환경 개선보다는 일반 회계의 세입 부족을 방어하기 위한 '재정 완충재'로 기금을 동원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 "준비 안 된 사업의 나열"⸱⸱⸱예결위, 집행부 로드맵 부재 질타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 과정에서는 이러한 집행부의 '전략 부재'가 집중 타깃이 됐다. 위원들은 시가 장밋빛 미래 산업을 외치면서도 정작 예산 장부에는 촘촘한 기획이 담기지 않았음을 강하게 질타했다.
송규근 위원은 제299회 예결위 제1차 회의에서 "결국은 준비가 안 돼 있는 사업을 예산편성 요구를 하신 거 아닌가"라며 "부서가 얼마큼 촘촘하게 사업을 기획했고 준비하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예산을 의결해 드린다. 이게 순서가 바뀌었지 않았느냐"고 질타했다.
신청사 이전 및 백석 업무빌딩 활용을 둘러싼 갈등도 도시 개발 예산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정민경 위원장은 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하는 집행부를 향해 행정의 투명성과 구체적 로드맵을 요구하며 "어느 단계에 있나. 명확히 말을 하라. 이런식으로 답변을 하니 더 이상 질의를 할 의미도 없는 것 같다"고 답답해 했다.
■ 절차 무시한 자산 매각 시도⸱⸱⸱신구 도심 갈등의 불씨로
재원 부족을 타개하기 위해 집행부가 추진한 킨텍스 S2부지 매각(예상액 824억원) 시도는 행정 절차를 무시한 '땜질식 처방'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의회와 충돌했다. 공유재산 관리계획의 의회 승인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매각 대금을 세입으로 가정하고 예산을 편성하려다 제동이 걸린 것이다.
공소자 위원은 제302회 예결위에서 "감정평가는 매각 직전의 절차인데 계획도 없이 예산부터 올리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공유재산 매각 계획이 확정되기도 전에 관련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행정의 앞뒤가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갈등은 자산 매각을 통한 재원 확보가 원도심 정비보다는 신도심 중심의 첨단 산업 인프라(스마트시티 등)에 집중되는 것에 대한 '균형 발전' 차원의 불신으로 번지고 있다. 실제 시의 2026년 산업 예산 중 거점형 스마트시티 조성에는 168억6565만원이 투입되지만, 원도심 정비 기금의 지출은 전무한 수준이라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결국 고양시 2026년 예산은 행정의 난맥상을 적나라하게 노출했다. 첨단 산업을 육성하고 도시를 재편하겠다는 의지와 달리 이를 뒷받침할 예산은 산하기관 출연금에 가려졌거나 의회와의 갈등 속에 기금 형태로 묶여 있다. 예산 규모는 3조4000억원을 넘겼으나 시는 미래로 가기 위한 구체적인 설계를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다.
■ 출처
• 2026년도 고양시 예산서
• 기금운용계획서
• 예결위 회의록
예결신문 / 김대성 기자 kds7@biz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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