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주거 대전환 下] "땅 장사 멈추고 직접 지어야"⸱⸱⸱수익률 30%를 국민에게 돌려주는 방법

신세린 기자

beluga23@naver.com | 2025-12-17 19:24:16

[上] LH는 왜 임대보증금 100조를 '빚'이라 하나⸱⸱⸱부동산 계급에 병든 대한민국 치유 해법은?
공공이 조성한 땅에서 민간 건설사가 앉아서 수익률 30%를 챙기는 카르텔을 이제는 과감히 끊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다. (일러스트=AI)

[예결신문=신세린 기자] "공공이 조성한 땅에서 민간 건설사가 앉아서 수익률 30%를 챙겨간다. 이게 과연 정상적인 나라인가?"

부동산 개발의 판을 뒤집는 질문이 던져졌다. 1부에서 LH가 짊어진 '부채의 진실'을 파헤쳤다면, 2부에서는 구체적인 '해법'을 찾아 본다. 그동안 우리는 개발된 공공택지는 당연히 민간 건설사의 몫인 것으로 알았다.

LH가 국민 세금으로 땅을 수용하고 닦아 놓으면 민간 업체가 떼로 몰려와 제비뽑기로 땅을 낙찰받고 그 위에 아파트를 지어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알고 보니 그동안 이뤄졌던 이런 관행은 악습이었다. 이런 기이한 '집장사' 구조를 깨부수지 않고서는 대한민국 집값 문제는 영원히 풀 수 없다.

■ 폭리의 고리 끊어야⸱⸱⸱"민간 수익 30%, 다 국민 몫"
건설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 있다. 공공택지를 분양받아 아파트를 지어 팔면, 못 해도 30% 이상의 수익이 남는다는 것이다. 어떤 산업이 단기간에 이토록 확실하고 거대한 마진을 남길 수 있을까. 더욱이 이 30%의 수익은 아파트를 분양받는 시민들의 주머니에서, 그들이 평생 갚아야 할 은행 대출금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공공이 마련한 택지가 결과적으로는 민간 업자의 배만 불리고 국민에게는 '고분양가'라는 청구서로 돌아오는 모순. 이것이 현재 대한민국 주택 시장의 민낯이다.

해법은 간단하다. 중간 업자인 민간 건설사를 배제하고, LH가 '직접 시행'하면 된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광수네 복덕방'의 이광수 대표는 "LH가 직접 아파트를 짓는다면 대한민국 주거 문화는 혁명적으로 바뀐다"고 단언했다.

그 배경으로는 먼저 토지 비용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LH가 민간에 땅을 매각할 때 붙이는 마진 없이 조성 원가 그대로 사업에 투입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민간의 폭리(30%)가 사라진다. LH는 공기업이다. 과도한 이익을 남길 이유가 없다. 적정 건축비만 들이면 된다.

이 거품만 걷어내도 분양가는 획기적으로 낮아진다. 이 대표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반값 아파트'는 유통 구조만 단순화하면 당장 실현 가능한 현실"이라고 짚었다. LH가 직접 시공사를 선정해 관리 감독하고 완성된 주택을 저렴하게 공급하거나 장기 임대한다면 주거비 부담은 극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정부의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 상급지 노른자 땅일수록 LH가 직접 깃발을 꽂으라는 주문이다. 민간이 가져가던 30%의 이익을 시민들의 주거비 절감으로 돌려주는 것, 그리고 LH가 땅을 팔아 챙기는 '일회성 수익' 대신 좋은 집을 보유하고 운영하며 얻는 '지속 가능한 자산 수익'을 추구하는 길 만이 대한민국 주거 대전환의 첫 발자국이다.

자료=이광수 대표

■ '배 나온' LH, 살 빼고 체질 바꿔야
이 거대한 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LH 내부의 대수술이 불가피하다. 이 대표는 "현재 LH의 조직도는 기형적이다. 현장에서 발로 뛰며 국민을 위한 집을 지어야 할 실무자는 부족한데 결재 라인에 앉아 펜대만 굴리는 고위직 임원들은 차고 넘치는 '역피라미드' 구조"라고 진단했다.

이 비대한 상부 조직은 필연적으로 관료주의를 부르고 책임 회피를 낳는다. 서민에게 받은 임대보증금을 '빚'으로 계상, "부채가 많아 위험하다"던 궤변도 결국 책상머리에서 자기 안위만 챙기는 임원들의 보신주의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

이 대통령의 철학인 '실사구시' 행정이 LH에 가장 시급한 모습이다. 불필요한 고위직 자리부터 과감히 도려내고 조직을 현장 중심으로 슬림화해야 한다. '방만 경영'의 군살을 쫙 빼지 않고서는 그 어떤 혁신안도 공염불에 그칠 것이다.

"LH는 이제 단순한 토지 관리자가 아니라 대한민국 최대의 '디벨로퍼(Developer)'로 거듭나야 한다"는 이 대표의 주장이 무겁게 느껴진다.

■ 공석인 LH 사장⸱⸱⸱"이제는 '관피아' 발 못들이게"
마지막 퍼즐은 '사람'이다. 현재 공석인 LH 사장 선임은 이 모든 개혁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다. 가장 경계해야 할 인물은 기획재정부나 국토부 출신의 '늘공(관료)', 소위 '관피아'다. 그들은 평생을 숫자에 갇혀 살아온 사람들이다. 만약 또다시 이런 인물이 사장으로 온다면 뻔하다. 오자마자 "LH 부채가 위험하다"며 엄살을 떨 것이고, 재무 건전성을 확보한다는 핑계로 알짜배기 땅을 민간 건설사에 팔아넘기는 '쉬운 길'을 택할 것이다.

회계상 부채(보증금)와 악성 부채를 구분하지 않고 자산 가치는 무시한 채 빚 타령만 하는 리더가 조직을 어떻게 망가뜨리는지 우리는 보았다.

신임 사장은 "100조원 보증금은 빚이 아니라 자산의 증거"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금융적 통찰력과 배짱을 가진 인물이어야 한다. 또한, 민간 건설사의 폭리 구조를 꿰뚫어 보고 "우리가 직접 짓겠다"고 결단할 수 있는 실물 경제 전문가여야 한다.

이재명표 주거 대전환은 LH가 '토건족의 먹잇감'에서 '국민 주거의 수호자'로 환골탈태할 때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 국민은 지금 '160조원'이라는 허상의 숫자에 숨지 않고 공공의 가치를 실현할 유능한 야전사령관을 기다리고 있다. 이것이 LH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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