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 '연쇄 사고'에 정부 초강수⸱⸱⸱건설면허 취소 카드 꺼내나

백도현 기자

| 2025-08-06 17:44:36

1년 새 5건 중대재해 발생 '구조적 부실' 낙인⸱⸱⸱이 대통령 "모든 방안 강구" 지시
성수대교 이후 사실상 사라진 '면허 취소' 부활 가능성⸱⸱⸱행정처분 수위 따라 업계 재편 불가피
공공입찰 제한·금융 리스크 확산 우려 속 '안전 경영' 전환 실효성 논란도
포스코이앤씨가 올해에만 5건의 중대재해를 낸 가운데 정부가 건설면허 취소와 공공입찰 금지라는 초강수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법이 허용하는 모든 방안”을 지시하면서 이번 사안은 단순한 기업 징계가 아니라 건설업계 전반의 안전관리 패러다임 전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러스트=예결신문)

[예결신문=백도현 기자] 올해 포스코이앤씨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가 5건에 달하면서 정부가 건설면허 취소와 공공입찰 영구 금지라는 고강도 제재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법이 허용하는 모든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함에 따라 그간 건설업계에 관행처럼 여겨졌던 영업정지 수준의 솜방망이 처벌을 넘어선 실질적인 징벌적 행정처분이 내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7개월간 5명 사망…시스템 관리 부실 정황 뚜렷
6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의 반복 재해는 지난 1월 김해 아파트 공사 현장 추락 사고로 시작됐다. 이어 4월에는 광명 신안산선 터널 붕괴 사고와 대구 주상복합 공사 현장 추락 사고가 연달아 발생했고 7월 함양 고속국도 사고에 이어 지난 8월 4일에는 광명~서울 고속도로 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감전되는 사고까지 벌어졌다. 피해자인 미얀마 국적 노동자는 현재 의식불명 상태로 확인됐다.

대통령실은 이번 사태를 '구조적 안전 관리의 완전한 실패'로 규정했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현행 중대재해처벌법을 넘어선 징벌적 손해배상제 적용 방안까지 논의되고 있다. 이는 포스코이앤씨가 사고 예방을 위한 실질적인 매뉴얼 준수보다는 공기 단축과 비용 절감에 우선순위를 두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건설산업기본법 제83조는 부실시공이나 안전 관리 소홀로 공중의 위험을 초래할 경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건설업 등록을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당시 동아건설의 면허가 취소된 이후, 근로자 사망 사고만으로 대형 건설사의 면허가 취소된 전례는 극히 드물다. 대부분 영업정지 6개월에서 1년 혹은 과징금 부과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에는 대통령이 직접 공개적으로 처벌 수위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행정절차의 속도와 강도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출처=고용노동부 산재예방지도과 및 각 사업소 공시 자료 종합

■ 공공입찰 제한과 금융 리스크…시장 재편 도화선?
정부의 강경 대응이 현실화될 경우 포스코이앤씨는 물론 건설업계 전반의 시장 질서가 요동칠 전망이다.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분야는 공공조달 시장이다. 정부가 검토 중인 공공입찰 참가 자격 제한이 확정되면 수조원 규모의 국가 기간망 사업이나 공공 주택 사업 수주가 원천 차단된다.

입찰 적격 심사 시 안전 평가 배점이 상향 조정되고 사고 이력에 따른 감점이 대폭 강화되면 사실상 안전 사고가 잦은 대형사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재무적 리스크도 상당하다. 제재 이력은 건설사의 신용 등급에 즉각 반영되며 이는 부동산 PF 대출 금리 상승과 보증료 인상으로 이어진다. '안전 리스크'가 금융 비용에 전이되는 구조다. 대형사의 입찰 제한이 현실화되면 안전 실적이 우수한 중견 건설사나 전문 건설사들에게 공공 사업 수주 기회가 확대되는 등 시장 재편 가능성도 거론된다.

경영진의 책임 범위도 재설정되고 있다. 최고안전책임자(CSO)의 권한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이사회 차원에서 안전 예산 집행을 문서화하는 등 거버넌스 개편이 강제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는 이번 제재가 안전 비용을 단순한 '매몰 비용'이 아닌 기업 생존을 위한 '고정 투자'로 인식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이번 조치가 단순한 일회성 징계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재 강화와 병행해 안전 비용의 적정한 원가 반영, 하도급 구조에서의 책임 소재 명확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건설 정책 분야 한 전문가는 "포스코이앤씨 사태는 한국 건설업계가 그동안 성과 중심의 성장 방식에서 벗어나 '안전 중심 경영'으로 강제 전환되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면허 취소라는 초강수 제재가 논의되는 것 자체가 시장에 주는 경고의 강도가 최고조에 달했음을 의미하며 향후 행정처분의 수위와 법리적 근거는 건설 현장의 안전 기준을 재정립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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