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서킷브레이커 발동⸱⸱⸱유동성 증발에 따른 '거래 중단' 사태

신하연 기자

beliga23@naver.com | 2026-03-04 20:13:30

8%대 급락에 매매 20분간 중단⸱⸱⸱가격 발견 기능 마비 및 패닉 셀 현실화
프로그램 매매와 레버리지 청산의 악순환⸱⸱⸱하락 폭 키운 시장 메커니즘
금융당국 긴급 점검회의 가동⸱⸱⸱"시장 경색 및 전이 차단이 최우선"
4일 국내 증시는 장중 폭락세가 심화되며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모두 매매가 일시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CB)가 발동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이날 오전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10% 하락한 5322.93까지 밀렸으며, 코스닥 지수 역시 8.13% 급락한 1045.24를 기록하며 하락 폭을 키웠다. 한국거래소는 지수가 급락함에 따라 오전 중 20분간 모든 주식 거래를 중단하고 이후 10분간 단일가 매매를 진행했다. (일러스트=AI)

[예결신문=신하연 기자] 4일 국내 증시는 장중 폭락세가 심화되며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모두 매매가 일시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CB)가 발동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이날 오전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10% 하락한 5322.93까지 밀렸으며, 코스닥 지수 역시 8.13% 급락한 1045.24를 기록하며 하락 폭을 키웠다. 한국거래소는 지수가 급락함에 따라 오전 중 20분간 모든 주식 거래를 중단하고 이후 10분간 단일가 매매를 진행했다.

이번 거래 중단 사태는 시장의 유동성이 급격히 고갈됐음을 의미한다. 매도 물량은 쏟아지는 반면 이를 받아낼 매수 호가가 사라지면서 작은 규모의 매도세에도 지수가 비정상적으로 급락하는 '유동성 붕괴'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서킷브레이커는 이러한 가격 붕괴를 막기 위한 최후의 안전장치로 작동했으나, 시장 참여자들에게는 유동성의 취약성을 확인시킨 경고등으로 작용했다.

시장 내부 메커니즘이 촉발한 연쇄 폭락
이날의 폭락은 전날 발생한 대외 지정학적 리스크가 시장 내부의 자동 매매 시스템과 결합하며 증폭된 결과로 풀이된다. 전날의 급락으로 인해 담보 유지 비율을 맞추지 못한 레버리지 자금들이 반대매매로 쏟아져 나왔고 이는 다시 지수를 하락시켜 또 다른 매물을 부르는 악순환을 만들었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의 프로그램 매매가 하락 방향으로 집중되면서 지수 방어선이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프로그램 매매와 결합된 변동성 장치의 연쇄 발동은 시장의 자생적 회복력을 약화시켰다. 전날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데 이어 이날 서킷브레이커까지 실행된 것은 현물 시장뿐만 아니라 선물 시장에서의 투매가 현물 지수를 끌어내리는 '왝 더 독(Wag the dog)' 현상이 심화됐음을 보여준다. 공포 심리에 기반한 개인 투자자들의 투매까지 더해지며 시장은 비이성적 과매도 구간으로 진입했다.

출처: 한국거래소(KRX) 및 금융위원회

금융당국 긴급 점검⸱⸱⸱자금시장 경색 차단 주력
시장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정부와 금융당국은 긴급 시장 점검회의를 소집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증시 폭락이 채권 시장이나 단기 자금 시장으로 전이되는 것을 차단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주가를 인위적으로 특정 수준에 맞추기보다는, 금융권 전반의 유동성 경색을 막아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시장 안정화 조치의 일환으로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 가동 검토와 함께 외환시장 변동성에 대해서도 실시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주식 시장의 충격이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수입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압박으로 이어지는 '거시 경제 전이 경로'를 차단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환율 방향성 ▲유가 레벨 ▲외국인 수급 복원 여부가 단기 반등의 3대 변수로 지목된다. 전쟁·제재·협상 등 외부 이벤트가 결과보다 전개 속도로 변동성을 키우는 국면이어서 리스크 관리가 곧 투자 심리의 핵심이 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단순히 비중을 줄이는 것인지, 아니면 한국 시장에 대한 포지션 자체를 재구성하는 것인지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예결신문 / 신하연 기자 beliga23@naver.com

[ⓒ 예결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