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 공사현장서 또 사망 사고⸱⸱⸱올 들어 세번째, '안전 경영' 신뢰도 추락

신세린 기자

beluga23@naver.com | 2025-04-21 20:00:19

대구 아파트 현장서 60대 작업자 28층 아래로 추락해 끝내 사망
올해만 세 번째 중대재해 발생, 안전 관리망 허점 노출
포스코이앤씨 공사현장에서 올해 들어 세번째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지난달 발생한 신안산선 복선전철 건설공사장 붕괴 현장 모습. (일러스트=예결신문)

[예결신문=신세린 기자]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대구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가 목숨을 잃는 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올해 들어 포스코이앤씨 현장에서 발생한 세 번째 중대재해로,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내걸었던 회사의 경영 슬로건이 공허한 외침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오전 10시 58분경, 대구 중구 사일동에 위치한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A씨(62)가 28층 높이에서 추락하는 참변을 당했다. 사고 당시 A씨는 승강기 설치 구간에서 안전망 설치 작업을 진행 중이었으나 중심을 잃고 1층 승강기 통로 바닥으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직후 A씨는 인근 병원으로 긴급히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현장에 근로감독관을 파견해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가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에 명시된 안전 보건 확보 의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전방위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 동일 유형 '추락 사고' 반복
포스코이앤씨의 현장에서 발생한 추락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1월 경남 김해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협력업체 직원이 추락해 숨진 것을 시작으로, 지난달에는 경기 안산시 신안산선 복선전철 건설 공사 구간에서 60대 작업자가 8m 아래로 추락해 목숨을 잃었다. 불과 4개월 사이에 세 명의 노동자가 같은 이유로 현장에서 사라진 것이다.

특히 건설 현장의 가장 기본적인 재해 유형인 '추락'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포스코이앤씨의 안전 관리 체계에 구조적인 결함이 있음을 시사한다. 대형 건설사로서 보유한 안전 매뉴얼이 현장의 실제 작업 환경과 괴리됐거나, 하청업체에 대한 안전 관리 감독이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전문가들은 현장의 '서류상 안전'이 참사를 불렀다고 경고한다. 특히 원청의 강력한 공기 단축 압박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하청업체가 실질적인 안전 조치를 완벽히 갖추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최진우 한국건설안전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포스코이앤씨처럼 국내 굴지의 건설사가 1분기에만 세 건의 추락 사고를 냈다는 것은 우연으로 볼 수 없다"며 "이는 본사의 안전 보건 관리 시스템(CSMS)이 현장에서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명백한 신호"라고 지적했다. 특히 사망자들이 모두 60대 고령의 하청 노동자라는 점은 가장 위험한 작업이 가장 취약한 계층에게 전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위험의 외주화'의 결과라는 비판이다.

현장 일각에서도 본사의 안전 점검이 실질적인 위험 요소를 제거하기보다는 사고 발생 시 책임 회피를 위한 근거 마련에 치중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보여주기식 안전 구호보다는 작업자가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안전 장치 보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표=예결신문

■ 국정감사 피할 수 없을 듯…중대재해처벌법 적용되나
이번 대구 사고로 인해 포스코이앤씨 경영진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매서운 질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연이은 사고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시공사의 무책임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태세다.

정치권에서는 포스코이앤씨가 안전 관리 예산을 실제 현장 개선에 투입했는지, 아니면 단순히 홍보와 서류 작업에 소모했는지를 면밀히 따져보겠다고 벼르고 있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사고가 줄어들기는커녕 특정 기업에서 반복되고 있다는 점은 향후 법적 처벌 수위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사고 당시 현장의 안전 관리자가 배치되어 있었는지, 추락 방지용 생명줄 등 필수 장비가 정상적으로 지급되었는지 등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원청과 하청 관계자들을 엄중히 사법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예결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